궈타이밍, 대만 총통 선거 출마 선언...‘1인 지배체제’ 훙하이 어디로

입력 2019-04-18 14: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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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중 관계 조율, 훙하이 산적한 과제 해결 쟁점

세계 최대 전자기기 수탁제조서비스업체(EMS)로 애플의 주요 제품을 조립 생산하는 훙하이정밀공업의 궈타이밍 회장이 대만 대선(총통 선거)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이에 따라 궈 회장이 1인 지배체제로 경영해온 훙하이의 앞날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

궈 회장은 17일(현지시간) 대만 최대 야당인 국민당 당사를 방문해 명예당원증을 받고 내년 1월 치러지는 대선을 위한 국민당 당내 경선에 도전하겠다고 밝혔다고 연합보 등 대만 현지 언론들이 보도했다.

그동안 대만에서는 각종 여론조사에서 선두를 달려온 한궈위 가오슝 시장이 국민당의 유력한 대선 후보로 거론돼왔다. 궈 회장의 출마 선언으로 뜻밖의 변수가 생긴 셈이다.

궈 회장의 대선 출마는 여러 면에서 주목을 끌고 있다. 우선, 미국 경제전문지 포브스에 따르면 대만 최고 부호인 궈 회장은 세계 부자 206위에 올라 있다. 보유 재산만 77억 달러(약 8조7518억)에 달한다. 이 점에서 기업가 출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닮았다는 평을 받는다. 국민당 당사 방문 때 대만 국기가 새겨진 파란색 모자를 썼는데, 미국 국기가 새겨진 모자를 즐겨 쓰는 트럼프 대통령을 벤치마킹했다는 분석도 나왔다.

무엇보다 주요 쟁점은 궈 회장이 미국과 중국 사이의 미묘한 관계를 어떻게 조율할 것인가에 있다. 궈 회장은 1980년대부터 중국에 진출해 지방 정부와 손잡고 사업을 확대해왔다. 중국 본토의 여러 공장에서 저임금 비숙련 노동자를 대량으로 고용해 아이폰 등을 조립·생산하는 폭스콘은 훙하이의 자회사로서 애플의 최대 협력사다. 중국 본토를 기반으로 사업을 키워온 영향으로 궈 회장은 대만 기업인이지만 친중 성향 인사로 인식되고 있다.

그러나 이 점이 궈 회장에게는 부담이기도하다. 대만은 경제적 측면에서 중국과 이해관계에 있으면서도 안보는 미국에 의존하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을 견제하는 미국은 ‘하나의 중국’ 정책 폐기를 앞세워 양안관계 흔들기를 시도하고 있다. 친중 인사로 분류된 궈 회장이 중국과 거리를 두면서 미국을 끌어안을 수 있을지 의견이 분분하다. 한편, 궈 회장은 트럼프 대통령 당선 후, 미국에 액정 패널 공장 건설을 위해 100억 달러를 투입하겠다며 발빠른 대응을 보이기도 했다.

또 다른 쟁점은 ‘1인 지배체제’ 훙하이의 앞날이다. 궈 회장이 총통 선거에 나서게 되면 훙하이 회장 자리에서 물러날 수도 있다. 그렇게 되면 그룹 경영에도 영향이 불가피히다. 18일 오후 1시 30분 현재 폭스콘 주가는 전날보다 1.25% 하락세다.

훙하이는 현재 해결해야 할 과제가 산적해 있다. 애플 의존도를 줄이기 위해 사업 다각화를 추진하고 있다. 2016년 인수한 일본 샤프 경영에도 크게 관여하고 있고, 아이폰 생산 공장의 인도 이전도 추진 중이다. 작년 12월에는 중국에 반도체 공장 설립 계획도 발표했다.

현재 여론 지지도는 나쁘지 않다. 성장 정체를 겪고 있는 대만에서 성공한 기업가란 이미지는 궈 회장의 큰 무기 중 하나다. 이날 대만 NEXT TV 보도에 따르면 궈 회장이 출마할 경우 집권 민진당의 차이잉원 총통과 라이칭더 전 행정원장 중 누가 대선 후보로 나와도 모두 승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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