훙하이 “연내 인도서 아이폰 대량 생산”...중국 의존도 줄인다

입력 2019-04-16 1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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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의 공장’ 중국에 대한 오랜 의존 벗어나는 전환점…최신 아이폰도 ‘메이드 인 인디아’로

▲대만 훙하이정밀공업의 궈타이밍 회장이 15일(현지시간) 올해 인도에서 아이폰 대량생산을 시작할 것이라고 밝혔다. 사진은 궈 회장이 지난해 11월 8일 중국 우전에서 열린 월드인터넷콘퍼런스에서 연설하고 있다. 우전/로이터연합뉴스
세계 최대 전자제품 위탁생산업체이자 아이폰 조립을 담당하는 대만 훙하이정밀공업이 연내에 인도에서 아이폰을 대량 생산한다.

훙하이의 궈타이밍 회장은 15일(현지시간) 대만에서 열린 한 행사에서 이같이 밝혔다고 블룸버그통신이 보도했다. ‘세계의 공장’ 중국에 대한 오랜 의존에서 벗어나기 위한 큰 전환점이라는 분석이다.

궈 회장은 “우리는 앞으로 인도 스마트폰 산업에서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다. 생산라인을 현지로 이전했다”며 “사업 확장 계획에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가 나를 초청했다”고 밝혔다.

애플은 인도 방갈로르에서 수년 전부터 구형 아이폰을 생산하게 했으나 훙하이의 생산시설 이전으로 최신 아이폰도 ‘메이드 인 인디아’ 제품으로 나오게 됐다. 현재 다른 위탁생산업체인 대만 위스트론이 방갈로르 공장에서 아이폰6S와 아이폰SE, 아이폰7을 생산하고 있다.

앞서 블룸버그는 지난 2일 훙하이가 수주 안에 아이폰X(텐) 계열의 제품 대량생산을 위한 시험 생산에 나설 것이라고 전했다. 훙하이 인도 공장은 남부 도시 첸나이 외곽에 있다.

사정에 정통한 소식통에 따르면 훙하이는 애플이 9월 차기 아이폰을 발표할 무렵에 인도에서 대량생산에 본격적으로 나설 전망이다.

중국을 포함해 세계 스마트폰 시장 성장이 정체된 가운데 글로벌 업체가 고속 성장하는 인도시장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다만 인도시장은 저가 스마트폰이 주력이어서 애플은 샤오미와 화웨이 등 중국 업체에 밀리고 있다. 애플의 인도 시장점유율은 약 1%에 불과한 상황이다. 인도는 지난해 1억4000만 대 이상의 스마트폰이 팔렸으나 아이폰 판매량은 170만 대에 불과했다.

현지 공장에서 아이폰을 생산하면 20%의 수입관세를 피할 수 있고 자체 소매매장을 열려면 현지에서 30% 이상의 부품을 조달해야 한다는 규정도 맞출 수 있어 시장 공략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훙하이도 인도 진출로 여러 이점을 얻게 된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의 카른 차우한 애널리스트는 “훙하이 입장에서 중국의 아이폰 시장은 포화상태에 있으며 인건비는 인도에 비해 세 배나 많다”며 “인도는 떠오르는 스마트폰시장으로 내수에서 잠재력이 풍부하다. 수출 허브 역할도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인도에서의 아이폰 대량생산이 중국 내 훙하이 사업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는 아직 불확실하다. 중국은 훙하이의 가장 큰 생산시설은 물론 수백 곳의 하청기업이 있는 가장 중요한 제조기지다.

다만 훙하이는 인건비 부담과 미국과 중국의 무역 전쟁 영향 등으로 생산 다각화를 꾀하고 있다. 이미 인도 남부의 안드라프라데시주와 타밀나두주에 각각 샤오미와 노키아 제품을 조립·생산하는 공장을 보유하고 있다.

한편 궈 회장은 이날 자신이 사임할 것이라는 일부 보도를 부인했으나 “일상 경영에서 벗어나 전략 전반에 좀 더 초점을 맞출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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