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퓨터 -29.3%·반도체 -18%...“품목별 수출 제고 대책 시급”
우리 수출을 지탱하고 있는 반도체 등 주력품목 대부분의 수출이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이는 국내 제조업 생산·투자·고용 감소로 이어지고 있다는 점에서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9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우리 수출은 반도체 단가하락 지속과 세계경제 둔화 등의 영향으로 작년 12월부터 올해 3월까지 4개월 연속 감소세(전년 대비)를 이어가고 있다.
해당 기간 13대 주력품목의 수출 증감률(전년 동기 대비)은 자동차(9.9%), 차 부품(2.2%), 일반기계(0.2%)를 제외한 컴퓨터(-29.7%), 무선통신기기(-29.1%), 반도체(-18.1%), 선박(-10.9%), 철강(-2.2%), 석유제품(-3.7%), 석유화학(-9.1%), 디스플레이(-9.0%), 섬유(-7.2%), 가전(-6.6%) 등 10개 품목이 감소세였다.
13대 주력품목의 수출액은 약 357억6000만 달러(지난달 기준)로 전체 수출액(471억1000만 달러)의 75.9%에 달한다. 주력산업의 수출 부진이 결국 전체 수출 감소로 이어지고 있는 셈이다.
눈에 띄는 대목은 주력산업의 수출 부진이 제조업 생산 감소와 궤를 같이한다는 점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작년 12월부터 올해 2월까지 제조업 생산은 전년 같은 기간보다 0.4% 줄었다. 2월 2.5% 감소한 것이 결정적이었다. 제조업 가동률은 올해 2월 71.2%를 기록했다. 이는 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66.5%)에 근접한 수준이다.
설비투자(전년 대비)도 경기회복에 대한 불확실성과 반도체 경기 하강에 따른 반도체제조기계의 수입 급감 등으로 작년 12월 -15.1%, 올해 1월 -17.0%, 2월 -26.9%로 3개월 연속 감소세를 보였다.
이처럼 주력산업 수출 부진→재조업 생산 감소→설비투자 감소로 이어지는 악순환에 고용 역시 위축되고 있다. 제조업의 취업자 수(전년 대비)는 작년 12월 12만7000명이 감소했으며 올해 1~2월에도 각각 17만 명, 15만1000명이 줄었다.
황종률 국회 예산정책처 경제분석관은 “전통 제조업의 경쟁력 약화가 지속되는 상황에서 주력산업의 수출 부진은 제조업 생산·투자·고용 감소를 더욱 부추길 수 있다”면서 “이를 극복하기 위해선 반도체 등 품목별로 수출 제고를 위한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