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하이닉스, 반도체 재고 1년 만에 두 배 늘어 '17조'

입력 2019-04-02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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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삼성전자, SK하이닉스의 반도체 재고자산이 전년보다 약 2배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작년 말 글로벌 경기악화의 영향으로 고객사가 반도체 구매를 미루면서, 대량의 반도체가 재고로 쌓인 영향이다.

올해 반도체 가격 하락세가 3분기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면서, 양사의 반도체 재고자산은 당분간 줄어들기 힘들 것으로 우려된다.

2일 삼성전자가 제출한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반도체 재고자산은 전년(6조9728억 원) 동기 대비 83% 증가한 12조7630억 원을 기록했다.

가전 사업을 영위하는 CE부문(6조811억 원)과 휴대폰 사업을 책임지는 IM부문(7조1708억 원)의 작년 재고자산이 전년 대비 각각 1%, 15% 줄어든 것과 비교해봤을 때 대조적인 모습이다.

SK하이닉스의 재고 또한 큰 폭으로 증가했다. SK하이닉스의 지난해 재고자산은 전년(약 2조6404억 원)보다 67% 상승한 4조4227억 원에 달했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상반기 공급 부족 현상이 일어날 정도로 호황이었던 반도체 시장이 작년 하반기 들어 급격하게 침체한 것에 따른 영향”이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상반기에는 구글, 아마존 등 데이터센터 업체들의 서버 구축으로 인해 서버용 D램 품귀 현상이 발생했다.

메모리 반도체 수요 증가에 발맞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재고를 늘려왔다.

반도체는 생산까지 상당한 시일이 걸리기 때문에, 고객의 갑작스러운 주문에도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재고를 확보해야 한다.

하반기 들어 상황은 반전됐다. 미·중 무역 전쟁, 글로벌 경기둔화 등의 악재로 데이터센터 업체들이 투자를 급격하게 줄이게 됐다.

호황을 대비해 생산된 상당수의 반도체는 고객사들에게 판매되지 않고 창고에 쌓이게 됐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재고를 줄이기 위해 올해 생산량 조절에 들어가기 시작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4분기 콘퍼런스콜에서 올해 사업계획에 대해 “중장기적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신규 팹 건설 투자를 고려하고 있지만, 추가적인 증설은 하지 않겠다”라고 설명했다.

SK하이닉스 “올해 장비투자는 거시경제 변동성, 예상 대비 시장 약세 흐름 등을 반영해 전년 대비 40% 축소할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상황은 여의치 않다. D램익스체인치에 따르면 3월 PC용 DDR4 8기가비트(Gb) D램 고정거래가격은 전달(5.13달러)보다 11.1% 떨어진 4.56달러에 머물렀다.

D램 가격은 올 들어 3개월 연속 하락세다. 시장조사업체 IHS마킷은 메모리 가격 하락이 3분기까지 지속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반도체 가격 하락세가 장기화된다면 고객사들은 주문을 미룰 가능성이 높다. 이에 따라 시장불확실성으로 인한 재고자산 변동성은 당분간 높아질 수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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