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침체 리스크에...증권사 우발채무 ‘급증’

입력 2019-04-01 18: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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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경기 침체 우려가 고조되면서 금융투자업계의 부담도 커질 것이라는 분석이 잇달아 나오고 있다. 금융투자회사들의 부동산 투자가 늘어나면서 이에 대한 리스크도 커졌기 때문이다.

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나이스신용평가는 최근 ‘부동산경기 하락에 따른 증권사 PF 우발채무 관련 위험 분석’ 보고서에서 2012년 10조 원대였던 증권사(국내 44곳)의 총 우발채무는 지난해 9월 말 기준 33조9000억 원대로 급증했다고 지적했다. 김성진 나신평 연구원은 “국내 증권사의 우발채무가 지속적으로 증가한 것은 부동산 시장 활성화에 힘입어 부동산 PF 규모가 증가한 데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국신용평가도 최근 보고서를 통해 지난해 12월 말 기준 국내 26개 증권사의 신용위험액이 5조8000억 원으로 전년 대비 2조6000억 원 늘어났다는 점에 주목했다. 신용위험액은 우발부채, 대출채권 등 여신성 익스포저(위험 노출액)를 기반으로 산출된다. 김영훈 한신평 애널리스트는 “올해 증권사 실적과 연관성이 높은 부동산 경기에 대한 전망이 부정적인 만큼, 적극적인 위험인수로 위험 익스포저를 늘리는 것에 대해 속도 조절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최근 완판 행렬을 이어가던 공모형 부동산펀드 수익률에 대한 불안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대다수 부동산 펀드 구조가 대부분 임대수익과 함께 부동산 매각 차익을 수익률로 연결 짓고 있다”면서 “문제는 부동산 시장 냉각기에는 매각으로 인한 차익이 아니라 손실이 날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금융감독원은 회사 규모 대비 부동산 투자 비중이 높은 15개 증권사의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과 관련, 채무보증 등의 내역을 모니터링 중이다. 부동산 시장 침체 시 채무보증이 우발채무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우발채무는 당장은 아니지만, 미래에 일정한 조건(디폴트 등)이 발생하면 채무가 될 수 있는 금액을 말한다. 금감원 관계자는 “부동산 시장이 안 좋다는 분석이 이어지고 있고, 최근 증권사들의 핵심 사업이 부동산에 쏠리고 있어 이에 대한 리스크를 점검하기로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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