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쟁국 저가공세에 품질로 맞서…해당국 정치상황 경계해야
최봉순 주(駐)베트남 한국 대사관 농무관은 한국 농식품 수출의 선봉에 서 있다. 최 농무관은 한국과 주재국 사이의 농업 협력과 농식품 교역 실무를 이끄는 역할을 한다. 정부는 지난해 연말 아세안 농식품 시장 공략을 위해 베트남 대사관에 농무관 자리를 신설했다. 초대 농무관인 최 농무관의 어깨가 그만큼 무거울 수밖에 없다.
전망은 나쁘지 않다. 최 농무관은 “앞으로도 수출이 계속 성장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현지 사람들이 선호하는 품종과 품질을 갖춘 데다 유통·포장 상태도 좋기 때문에 베트남에서는 한국산 신선농산물에 대한 선호가 상당히 높다”고 말했다. 이어 “철저한 시장 조사를 통해 전략을 짜고 홍보한 것도 수출 성장이 가능했던 요인인 것 같다”고 했다. 중국 등 경쟁국에서 저가 공세를 펼치지만 결국 품질과 전략에서 승부가 갈린다는 게 최 농무관의 판단이다.
다만 최 농무관은 우리 농식품 기업이 아세안 시장에 대한 지나친 환상을 갖는 것은 경계했다. 그는 “농산물 원물을 현지에 파는 것은 여러 위험 요소를 안고 있다. 과거 중국의 사드 배치 보복처럼 정치적 문제로 영향을 받을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최 농무관은 특히 “아세안 회원국 10개국은 정부의 시장 간섭이 많은 나라들이다. 검역, 통관, 매장 입점 등에서 비공식 채널의 역할이 크다”며 “이런 요인들이 일반적인 시장 원리와는 다른 리스크가 될 수 있다”고 신중한 접근을 주문했다. 그는 현지의 열악한 물류 사정도 유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최 농무관은 특히 농식품 수출 구조의 업그레이드를 역설했다. 단순히 물건을 가져다 파는 데 그칠 것이 아니라 현지 국가와의 협력을 통해 한국식 농업 플랫폼을 확산해야 한다는 의미다. 그는 “아세안 국가에 한국식 종자와 재배 기술을 전수하고 농식품 가공·마케팅·설비 기술 등을 지원하면 분명 우리나라 기술자들이나 자재가 필요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종합적인 패키지 모델로 가야 현지 국가들에도 유리하고 우리나라 입장에서도 일자리를 창출하고 전후방 산업 연계 효과를 얻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최 농무관은 “아세안 국가들은 젊은 인구도 많고 경제 성장률도 높은 지역”이라며 “우리 국민이 지속적으로 관심을 갖고 성원해 준다면 농산물 교역도 잘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