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게이 데이팅’ 앱 매각 요구...“중국이 협박할 수 있다”

입력 2019-03-28 1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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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 중국 자체 개발 앱 제한 못하면 한계

▲중국 쿤룬이 인수한 게이 데이팅 앱 그라인더. 미국 외국인투자위원회는 그라인더 앱을 팔라고 명령했다.

미국이 중국의 ‘게이 데이팅’ 애플리케이션을 정조준했다. 미국 국가안보 관리들이 중국 회사에 게이 데이팅 앱인 ‘그라인더’를 팔라고 명령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중국이 그라인더에 수집된 개인정보를 활용해 비밀 정보를 취급하는 사람들을 협박할 수 있다는 이유다. 미국의 이번 조치는 중국 회사와 거래하려는 소셜미디어 기업들에게 압박이 될 것이라고 WSJ는 평가했다.

중국의 IT기업 쿤룬테크는 2016년 게이 데이팅 앱 그라인더의 지분 61.5%를 9300만 달러를 주고 인수했다. 이후 2018년 나머지 지분을 2배 가격인 1억5200만 달러에 사들였다. 미국은 중국 정부가 요구할 경우 쿤룬은 그라인더 사용자의 개인정보를 공유할 수밖에 없다고 보고 있다. 미국 외국인투자위원회(CFIUS)가 최근 쿤룬에 그라인더를 매각하라고 요구한 배경이다.

그라인더는 자사의 위치 기반 기술을 사용하는 전 세계 수백 만 명의 동성애자, 양성애자를 위한 최대 규모의 소셜 네트워킹 앱일 뿐이라는 입장이다.

그러나 미국 정부는 중국이 그라인더 사용자의 개인정보를 가지고 미국의 비밀정보를 다루는 사람들을 협박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WSJ는 더 구체적인 시나리오도 전했다. 누군가 그라인더의 위치 데이터를 가지고 통신회사에 근무하는 특정사용자가 북부 버지니아에 위치한 건물에 정기적으로 방문한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중국 정보 당국은 그 사람이 통신회사의 정보 책임자임을 확신하게 되고 중국이 누구를 어떻게 협박할 것인지를 파악할 수 있다는 것이다.

2015년에 발생한 미국 인사관리처 해킹 사건 이후 중국의 개인정보 악용에 대한 시피어스의 우려는 커지고 있다. 시피어스는 해당 사건의 배후에 중국이 있다고 확신한다. 또 중국 정부가 해킹이나 다른 방법을 통해 확보한 더 많은 정보를 가지고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함에 따라 위험성이 더 커졌다고 본다.

국가 안보 전문가는 앞으로 중국 기업들이 페이스북 같은 회사를 사들일 수 없을 것으로 평가했다. 여전히 많은 소셜미디어 기업과 애플리케이션이 있지만 그라인더 사례는 중국 기업이 개인정보, 위치, 건강 등을 포함한 회사를 인수합병하도록 더는 놔두지 않겠다는 신호로 볼 수 있다고 전망했다.

하지만 미국의 의도대로 풀려나갈지는 미지수다. 중국 바이트댄스의 동영상 및 메시징 앱인 틱톡을 2019년 한해동안 미국에서 다운로드한 횟수가 1000만 건에 달한다. 전문가들은 시피어스가 중국 기업이 미국으로부터 앱을 인수하는 것만 막고 중국이 자체 개발한 앱을 제한하지 못하면 근본적인 해결은 불가능하다고 지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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