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성준 중기IT부 기자
지난해 말부터 이어진 카풀 논란이 택시업계로까지 확산됐다. 논란은 엉뚱하게도 플랫폼 간의 논쟁이 아닌, 호출비를 둘러싼 문제다.
7일 발표된 사회적 대타협기구 합의안에는 1항에 ‘플랫폼 기술을 자가용이 아닌 택시와 결합해 국민들에게 편리한 택시서비스를 제공함과 동시에 택시산업과 공유경제의 상생 발전을 도모한다’고 명시돼 있다.
당시에는 플랫폼과 택시를 결합한 서비스가 출시될 것으로 예상됐다. 이후 20일 예상대로 ‘웨이고블루’가 시범서비스를 시작했다.
문제는 웨이고블루의 호출비다. 웨이고블루는 승차 거부 없는 택시를 탈 수 있다고 홍보한다. 호출비 3000원을 내면 택시를 강제로 배차하겠다는 것이다. 만약 이를 이용해 택시를 호출하게 되면 3000원과 함께 택시 기본료 3800원을 더해 6800원부터 시작하게 된다. 택시 기본요금이 7000원에 육박하는 상황에서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까지 웨이고블루 출시를 축하하며 행사장을 찾았다.
그런데 이상하다. 승차 거부는 엄연한 불법 행위다. 택시운송사업의 발전에 관한 법률 제16조에 따르면 ‘정당한 사유 없이 여객의 승차를 거부하거나 여객을 중도에서 내리게 하는 행위’를 택시운수 종사자가 해서는 안 된다고 명시돼 있다. 그럼에도 장관이 앞장서서 승차 거부 안하는 택시를 타고 싶으면 추가 비용을 더 내라고 외치고 있는 셈이다.
업계에선 혁신적 방법으로 택시요금을 인상했다고 비아냥거린다. 일부 누리꾼들은 ‘조폭이 안 때릴 테니 돈 내라는 식이다’, ‘이제 요금 더 안 받으면 승차 거부해도 되겠다’ 등의 반응이 나오고 있다.
혁신을 통해 택시 이용자들의 편의를 제공해야 한다. 그리고 다양한 경쟁을 통해 택시요금 인하도 유도해야 하는 게 정부의 책임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