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찬규 메디포럼 대표 “경남제약 인수, 시너지 클 것”

입력 2019-03-08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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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찬규 메디포럼 대표가 6일 서울 성동구 성수동 본사에서 이투데이와의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고이란 기자 photoeran@)

“치매 치료제는 전문 의약품이다. 치매치료제 PM012가 품목 허가를 받으면, 레모나에 기대 성장해 온 경남제약이 글로벌 제약사로 도약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다. 한마디로 윈윈(win-win)이다.”

치매 치료제 개발에 주력하는 바이오 메디컬 기업 메디포럼이 경남제약 인수전에 뛰어들었다. 넥스트BT와 바이오제네틱스가 샅바 싸움을 하는 가운데 바이오제네틱스가 승기를 쥐는 모양새였다. 그러나 최근 한국거래소는 경남제약 측에 투명한 절차를 지켜 매각하라고 요구했다. 경남제약은 임시주주총회 소집을 철회했고, 인수전은 출발선에 다시 섰다. 현재까지 경남제약에 인수제안서를 낸 업체 중 메디포럼은 유일한 비상장사다. 7일 김찬규(60) 메디포럼 대표를 만나 인수에 나선 이유를 들어봤다.

메디포럼은 구기자, 숙지황 등 천연물 재료에서 얻은 신약 후보물질(PM012)로 치매 치료제를 개발하고 있다. 지난달 임상2a상에서 유의미한 결과 도출했고, 현재 임상2b상를 준비 중이다. 임상2b상과 임상3상에서는 치매 환자에게 많이 사용되는 도네페질과 비교 임상을 할 예정이다.

김 대표는 메디포럼의 신약이 도네페질과 비교해 효과는 뒤지지 않으면서, 부작용은 없을 것으로 자신하고 있다. 신약에 관한 자신감은 경남제약 인수의 근거가 됐다.

그는 “임상 3상에 성공한 이후를 생각하고, 인수 제안서를 제출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품목 허가를 받으면 제조 시설을 갖춰야 하는데 최소 100억 원이 든다”며 “공장을 새로 지는 것보다 시설과 인력이 모두 갖춰진 경남제약을 인수하는 게 낫겠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김 대표는 임상 시험 과정에서도 제조 시설이 없는 서러움을 겪고 있다고 토로했다. 그는 “제약사들이 3상이 끝나면 제조권을 달라는 조건을 걸어 계약을 제안한다”며 “개발 단계에서는 우리가 을이지만, 임상이 끝나면 갑이 될 수 있는데 상당한 희생을 요구하는 셈”이라고 말했다.

메디포럼이 경남제약 인수에 매력을 느끼는 또 다른 이유는 유통망이다. 경남제약은 국내 약 1만2000여 개 약국 유통망을 갖고 있다. 1957년 설립돼 인적, 물적 자원이 탄탄할 뿐 아니라 도소매 영업에 관한 노하우도 축적돼 있다.

김 대표는 “건강기능식품에 주력하는 경남제약과 전문의약품을 취급하는 메디포럼이 만나면 시너지가 클 것”이라고 내다봤다.

메디포럼은 지난달 신한금융투자 등 기관투자자로부터 190억 원을 투자받았다. 김 대표는 “인수 우선협상대상자가 되면 신한금융투자 측이 200억가량을 추가로 자금 조달해주겠다고 했다”고 전했다.

비상장사로서 상장사를 인수한다고 하자 우회상장을 하려는 의도라는 해석도 나온다. 그러나 김 대표는 “우회상장 뜻은 전혀 없다”며 “이미 독자 상장 계획을 갖고, 신한금융투자를 주간사로 선정해 상장을 진행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메디포럼은 올해 하반기를 목표로 상장을 준비하고 있지만, 임상 시험 진행 과정에 따라 시점은 유동적일 것으로 보인다.

오히려 비상장사이기 때문에 주가를 띄우기 위한 의심은 피할 수 있다는 게 김 대표의 주장이다.

그는 “이제까지 침묵하고 있었던 이유는 괜히 본격적인 인수 전에 흠집이 날 것 같아서였다”며 “그런데 한국거래소가 정리를 해주는 분위기여서 우리도 진실한 자세로 임하고 있다는 것을 말하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현재 대만의 순천당제약에 원료 추출을 의뢰하고 있는 메디포럼은 경남제약을 인수해 국내에서 개발, 생산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판단하고 있다. 김 대표는 “굳이 외국 제약사에 의뢰하지 않고, 국내에서 생산하고 싶은 마음”이라며 “그렇게 되면 기술 유출 문제도 걱정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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