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역확장법 232조 검토보고서 발표가 임박한 가운데, 한국이 관세 부과 대상에 포함될지의 여부도 초미의 관심사로 급부상하고 있다.
무역확장법 232조는 미국이 국가안보를 이유로 수입 상품에 대통령이 직접 관세를 매길 수 있도록 한 법안이다.
미국은 지난해 5월부터 232조를 근거로 수입차 대상 조사를 진행해 왔으며, 미 상무부는 이달 17일(현지시간)까지 자동차 수입 조치 권고안이 담긴 검토보고서를 백악관에 제출해야 한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보고서를 받은 후 90일 이내에 관세 부과 또는 수입량(쿼터) 제한 등의 조치를 결정하게 된다.
초미의 관심사는 미국의 최고 '25% 관세 부과 대상국'에 어느 나라가 포함되느냐 여부다. 지난 한 해에만 미국에 80만 대 가량의 자동차를 수출한 국내 자동차 업계 역시 촉각을 세우고 있다.
한국이 면제 대상국에 포함되지 못할 경우, 국내 자동차 산업 전체가 심각한 타격을 입을 것이라는 우려감이 제기된다.
한국경제연구원(한경연)이 발표한 '미국 무역확장법 232조 적용이 한국 자동차 산업에 미치는 영향' 보고서에 따르면, 미 상무부가 자국 내 수입산 자동차와 부품 등에 무역확장법 232조를 적용할 경우 자동차 산업의 총생산은 8.0%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총샌상 감소에 따라, 한국은행 취업유발계수 단순 적용할 경우 고용 규모도 약 10만 명 가량 줄어들 것으로 추산된다.
또 국내 자동차 산업 전체 무역수지는 최대 98억 달러(약 11조 원)까지 감소할 수 있을 것으로 나타났다.
정재원 한경연 연구원은 "국제 분업이 세분화 된 상황에서, 기술개발과 혁신을 통한 경쟁력 향상이 아닌 관세 인상 등을 통한 자국 산업 보호는 결국 효율적 자원 배분을 억제해 중장기적으로 자국 산업 경쟁력을 더욱 악화시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자동차 산업 고율관세 부과가 가시화 될 경우 최소한 면제 대상국에 포함될 수 있도록 모든 외교·통상 협상력을 총 동원하는 투트랙 전략이 필요하다”라고 덧붙였다.
일각에서는 한국이 관세 대상에서 제외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미국 자동차연구센터는 지난 15일(현지시간) '미국 자동차 무역정책의 미국 소비자와 경제에 대한 영향' 보고서를 통해 "한국이 캐나다, 멕시코와 함께 부과 대상에서 제외될 것"이라고 가정했다.
연구센터는 한국을 제외한 이유에 대해 "한국은 이전 보호무역 조치(철강 관세)에 대한 면제를 성공적으로 협상했다"고 설명하며, 이번에도 관세를 피해갈 가능성이 클 것으로 본 것이다.
실제 한국은 지난해 3월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개정 협상을 타결하면서 철강 관세 대신 쿼터(할당)를 얻어낸 바 있다.
아울러 앞서 한국, 캐나다, 멕시코와 무역협상을 타결한 트럼프 행정부는 현재 EU, 영국, 일본과 무역협정을 협상하고 있어 자동차 관세가 이들 협상국을 겨냥한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웬디 커틀러 전 미국 무역대표부(USTR) 전 부대표는 “232조 적용제외를 요청하고 있는 한국 입장에서 면제 여부와 함께, 최종적으로 어떤 방식이 될 지에 대해서는 아직 알 수 없기에 모든 가능성에 대비해야 한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