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주식시장에 훈풍이 불면서 빚을 내 주식을 사는 신용거래융자 금액이 크게 늘었다. 북미정상회담 등 굵직한 호재가 남아있는 상황에서 이러한 움직임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14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신용거래융자 잔액(12일 기준)은 10조1020억 원으로 연초 (9조3554억 원) 대비 8% 가까이 급증했다. 신용거래융자는 증권사가 고객에게 주식매수 자금을 빌려주는 것으로 빚내서 투자하는 금액의 수치를 보여준다. 신용융자 잔액의 증가는 주식시장이 반등하면서 투자심리를 자극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통상 신용거래융자 잔액은 주가와 맥을 같이한다. 주가가 오르면 시세 차익에 대한 기대감으로 빚을 내 주식을 매수하는 투자자가 늘기 때문이다. 지난해 상반기 코스피지수가 연고점을 찍던 당시 신용거래융자 잔액은 12조 원을 돌파하기도 했다. 그러나 하반기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으로 주가가 곤두박질 치면서 신용거래융자 잔액도 8조 원대로 크게 감소했다.
최근 코스닥시장에서 빚을 내 투자하는 성향이 두드러졌다. 신용거래융자 금액은 코스피시장이 4억8065억 원에서 4억9777억 원으로 3.56% 늘어난 반면, 코스닥시장은 4조6092억 원에서 5억1242억 원으로 12.65% 급증한 것으로 조사됐다. 같은기간 코스피지수와 코스닥지수는 한달 사이 각각 9.04%, 10.53% 상승했다.
증권가는 상반기 본격적인 상승 랠리를 전망하며 이러한 흐름이 당분간 이어질 것이란 분석을 내놨다. 서정훈 삼성증권 연구원은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무역협상 기한 연장 발언은 무역협상에 대한 진전으로 해석되는데 이는 강한 증시 상승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라며 “또 미국 소비자가물가지수가 상승률을 유지하고 있어 글로벌 경기가 여전히 견고하다는 것을 보여줬다”고 설명했다.
남아있는 글로벌 이벤트 역시 주식시장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15일 셧다운 임시 해제를 시작으로 27일 북미 정상회담이 예정돼있고 다음달에는 무역협상과 브렉시트와 관련해 윤곽이 잡히면 투자금이 더 몰려들 것이란 의견이 지배적이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상반기 코스피는 기술적 반등을 보이며 상승 랠리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며 “위험자산과 주식시장은 글로벌 경기흐름과 추세를 따라가기 때문이다”라고 내다봤다. 이어 “신흥국 경기선행지수의 반등 역시 당분간 경기 불안 심리를 크게 완화시키는 요인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