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 vs KB 대결로 압축 가능성...대주주 심사 필요 없어 경쟁 치열
롯데그룹이 매각을 선언한 롯데카드와 롯데손해보험, 롯데캐피탈은 모두 각 분야에서 노른자위 회사다. 롯데 금융계열사 인수에 시장이 높은 관심을 보이는 이유다. 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마감된 롯데카드와 롯데손해보험 예비입찰에 총 15곳 안팎의 인수후보가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먼저 롯데카드 예비입찰자 가운데 한화와 하나금융지주가 눈에 띈다. 롯데카드는 약 10조 원(지난해 9월 기준) 규모의 카드 자산을 보유해 전업 7개 카드사 가운데 5위다. 하지만 롯데카드는 롯데백화점과 마트 등 유통계열사 연계도가 높고 회원 수 역시 770만 명 규모로 적잖은 만큼 고객 빅데이터 확보 측면에서 매력적이다. 이에 한화는 기존 한화생명과 한화손해보험 등 금융계열사에 카드사를 더해 시너지를 낼 수 있다. 하나금융지주는 하나카드에 롯데카드를 더하면 카드 자산 규모 17조 원으로 업계 ‘빅3’에 진입할 수 있어 인수를 욕심낼 만하다.
더욱이 한화그룹은 김승연 회장의 차남인 김동원 상무가 지난해 말 한화생명 미래혁신과 해외 총괄 부문을 맡은 이후 금융그룹 성장에 주력하고 있다. 김 상무는 앞서 한화그룹 내 디지털 혁신실을 맡아와 일찍이 데이터 관련 사업의 중요성을 인식한 것으로 파악된다. 또 김 상무는 해외사업 총괄도 맡고 있다. 이미 베트남 현지법인 ‘롯데파이낸스 베트남’을 출범한 롯데카드를 품으면 한화금융그룹 전체의 시너지 효과도 노릴 수 있어 여러모로 한화로선 매력적인 선택지인 셈이다.
이 밖에 롯데카드 예비입찰에는 대형 사모펀드인 MKB파트너스와 한앤컴퍼니 등이 이름을 올렸다. 이들은 롯데손해보험 예비입찰에도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손해보험은 롯데카드의 흥행에는 못 미쳤다. 앞서 자동차보험 면허를 보유하고 동시에 퇴직연금 2위 규모를 가진 롯데손해보험에 손해보험사를 갖고 있지 않은 금융지주사가 참여할 것으로 예상됐다. 하지만, 금융지주사는 한 곳도 입찰에 참여하지 않았고, 입찰에 참여할 것으로 알려진 BNK금융지주도 발을 빼 흥행에 실패했다.
BNK금융 측은 인수 불참 이유로 새 국제회계기준(IFRS17)에 따른 자본 확충 부담과 지역경제 불황 등을 들었다. 한화그룹 역시 롯데카드와 함께 동시 입찰이 예상됐지만, 자본확충과 기존 한화손해보험과의 통합 문제 등을 이유로 불참한 것으로 해석된다. 실제로 롯데손해보험은 지난해 9월 기준 지급여력(RBC)비율 157%를 기록했다. 이는 업계 평균(240%)보다 낮고, 금융당국 권고치인 150%를 조금 넘는 수준이다.
한편, 롯데캐피탈은 12일 예비입찰이 진행된다. 롯데캐피탈은 앞선 카드와 손해보험보다 금융지주사 사이의 경쟁이 더 치열할 전망이다. 무엇보다 캐피탈사는 카드와 보험과 달리 ‘대주주 적격성’ 심사가 필요 없다. 또 롯데캐피탈은 2017년 기준 당기순이익 1180억 원 규모이고, 소비자금융과 리스, 할부, 기업금융 등 포트폴리오 역시 다양해 장기 전망도 밝다.
이에 카드와 손해보험사 입찰에 참여하지 않았던 신한금융지주와 KB금융지주의 참여 가능성이 큰 상황이다. 신한과 KB 모두 롯데캐피탈을 인수하면 금융그룹 1위 경쟁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어 예비입찰 이후 최종 낙찰까지 맞대결을 펼칠 가능성이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