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제 풀어 소비 살리자⑤] 中리스크에 몸살 앓은 유통가 ‘포스트 차이나’ 찾기

입력 2019-01-31 1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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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사업 축소한 롯데, 베트남·인도네시아 출점 박차…이마트, 동남아 진출 이어 최대 시장 美 주목

내수 위축에 따른 성장 정체기를 돌파할 또 다른 전략은 해외 시장 진출이다. 대형마트들은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보복으로 중국 시장에서 어려워지자 인도네시아와 베트남 등 동남아시아를 비롯해 미국 시장으로까지 눈을 돌리고 있다.

중국과 인도에 이어 세계 3위(6억4000만 명) 인구를 자랑하는 동남아 시장은 평균 연령이 29세로 젊고, GDP(국내총생산)가 매년 6% 가까이 고속 성장하고 있어 소비 시장으로서 잠재력이 높다. 한류 열풍으로 국내 기업과 브랜드에 대한 인식도 좋다.

미국은 세계 최대 규모의 소비 시장으로 캐나다와 유럽, 남미 등에 파급력에 크다. 중국과 달리 미국과 같은 선진국은 정치 리스크가 적다는 점도 장점이다.

▲롯데마트 베트남 1호점 남사이공점.
롯데는 정부의 사드 부지 제공 이후 대부분의 중국 롯데마트 매장이 영업 정지를 당하자 총 112곳의 점포 가운데 74곳을 매각하고 나머지는 모두 폐점해 손을 뗐다. 대신 인도네시아와 베트남 진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2009년 베트남 시장에 처음 진출한 롯데마트는 현재 14곳까지 점포를 확대했다. 2020년 목표는 87개다. 성장세 역시 가파르다. 베트남 법인의 2017년 매출은 3410억 원으로 2014년 2044억 원에 비해 3년 새 67% 뛰었다. 인도네시아에는 2008년 마크로(Makro) 19개점을 인수하며 국내 유통업체 최초로 진출했다. 인도네시아 점포는 현재 46개로 롯데마트는 2020년까지 82개로 약 2배 가까이 늘릴 계획이다. 현재 25개 도시에 진출해 있는 롯데마트를 35개 도시로 늘려 출점 지역도 확대할 예정이다.

롯데마트 관계자는 “고성장이 기대되는 인도네시아, 베트남 시장 출점을 공격적으로 늘려 나갈 것”이라며 “몽골 등과 같은 기타 시장 개척도 지속해서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마트 베트남 1호점 ‘이마트 고밥점’.
이마트 역시 오랫동안 고전하던 중국 시장에서 철수했다. 1997년 중국에 진출해 한때 현지 매장이 30개에 이르렀지만 현지 안착에는 실패했다. 2016년 중국에서 손실 216억 원을 가록하는 등 2013년부터 2016년까지 4년 동안 쌓인 영업적자만 1500억 원이 넘는다. 이마트의 중국 점포는 2017년 태국 유통기업 차로엔 폭펀드(CP)그룹에 모두 매각됐다.

이마트의 발길이 향한 곳도 동남아다. 2015년 12월 베트남 호찌민에 고밥점을 열고 2016년 418억 원의 매출을 올린 베트남 법인은 이듬해 520억 원을 벌어들여 24.4% 성장했다. 지난해 3분기까지 이미 448억 원의 매출을 거둬 이대로라면 작년 기준 30%가 넘는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마트는 1호점의 성공을 토대로 호찌민시에 이르면 올 상반기 중 2호점을 오픈할 예정이다. 이후 캄보디아, 라오스 등으로 출점 지역을 확대할 방침이다.

또 다른 기회의 땅은 미국이다. 이마트는 지난해 12월 미국 서부 지역을 거점으로 운영 중인 ‘굿푸드 홀딩스(Good Food Holdings)’를 2억7500만 달러(3075억 원)에 인수했다. 이 회사는 ‘브리스톨 팜스(Bristol Farms)’와 ‘레이지 에이커스(Lazy Acres)’, ‘메트로폴리탄 마켓(Metropolitan Market)’ 등 3개 유통 브랜드를 보유한 지주사다. 업계에서는 토종 고급 식료품 매장인 ‘PK마켓’ 진출과 함께 시너지를 노린 것으로 보고 있다. 이마트는 미국 대도시 상권에서 20~40년 이상 매장을 운영해 온 기업을 인수해 미국 사업에서 연착륙을 노린다는 계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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