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큰손’, 미국 상업용 부동산 시장 철수 가속화

입력 2019-01-30 16: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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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미국 부동산 순매입액, 6년 만의 최저치…중국 정부, 국내로 자금 환류 압박

▲중국 투자자들의 미국 상업용 부동산 순매입액 추이. 단위 10억 달러. 2018년 26억8000만 달러. 출처 월스트리트저널(WSJ)
중국 큰손들의 미국 상업용 부동산 시장 철수가 가속화하고 있다.

중국 정부가 경기둔화 압박에 자국 투자자들에게 국내로 자금을 다시 들여올 것을 압박하면서 지난해 중국인의 미국 상업용 부동산 순매입액이 6년 만의 최저치를 기록했다고 29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시장조사업체 리얼캐피털애널리틱스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보험회사와 다국적 기업을 포함해 중국 본토에 기반을 둔 투자자들의 미국 상업용 부동산 매매가 8억5400만 달러(약 9539억 원) 순매도를 기록했다. 중국 투자자들은 3분기 연속 순매도를 이어갔다. 이렇게 장기간 중국 투자자들이 순매도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에 중국 투자자들의 지난해 전체 미국 상업용 부동산 순매입액은 26억8000만 달러로, 2012년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중국 컨소시엄이 1년 전 116억 달러에 글로벌로지스틱프로퍼티(GLP)를 인수하지 않았다면 지난해 커다란 규모의 순매도를 기록했을 것이라고 리얼캐피털은 덧붙였다.

중국 투자자들은 이전 5년간 맹렬하게 미국 부동산을 사들였는데 불과 1년 만에 이런 추세가 급격하게 역전된 것이다.

그동안 중국 큰손들은 뉴욕 월도프아스토리아 등 고급 호텔이나 시카고 초고층 빌딩, 캘리포니아주 비벌리힐스의 럭셔리 주택에 이르기까지 앞다퉈 미국의 상징적인 부동산을 매입해왔다. 이제 해외 부동산을 투자 대상으로 하는 중국 큰손 대부분이 이런 부동산 전리품 일부를 매각하거나 새 투자 파트너에 지분 일부를 매도하는 방식으로 미국 부동산 시장 투자 비중을 줄이고 있다.

이런 전면적인 방향 전환은 중국 정부의 위안화 안정화와 부채 감축 정책, 경기둔화 억제를 위한 해외투자 제한 등이 반영된 것이라고 WSJ는 설명했다. 중국 일부 부동산 개발업체는 자국에서 자금조달 환경이 안 좋아지자 미국에 보유하고 있던 부동산 일부를 매각해 자금을 확보하려 한다. 미국과 중국의 무역 갈등이 고조된 것도 투자심리에 악영향을 미쳤다.

중국 투자자들은 미국 주택 구매 열기도 식었다. 전미부동산중개인협회(NAR)에 따르면 2017년 4월부터 지난해 3월까지 중국인의 미국 주택 구입액은 전년 동기 대비 4% 감소했다. NAR는 주택 가격 상승과 달러화 강세, 미·중 무역 마찰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고 풀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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