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람코, 오일뱅크 지분 19.9% 인수
4대 정유사 중 3곳 외국계 대주주
국내 에너지 공급 안정성 하락 우려
외국계 영향력 확대가 당장 시장에 미칠 영향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일각에선 향후 원유시장 상황이 불안정할 때 원유 공급가와 공급량 협상에서 불리한 입장에 처할 수 있고 국내 에너지 공급 안정성도 떨어질 수 있다고 지적한다.
현대중공업그룹은 28일 아람코와 상장 전 지분 투자(프리IPO)에 관한 투자 계약을 체결하고 현대오일뱅크 지분 19.9%(최대 1조8000억 원 규모)를 매각키로 했다고 밝혔다.
이번 계약으로 현대중공업은 재무구조 개선의 전기를 마련한 동시에, 그룹 전반으로도 아람코 등 중동에서 발주되는 선박 및 해양플렌트 공사 등 다수의 프로젝트에 참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현대오일뱅크는 아람코의 글로벌 네트워크를 활용한 신사업에 진출할 수 있다는 이점을 얻게 됐다. 아람코 역시 최대주주로 있는 에쓰오일(S-Oil) 외에도 현대오일뱅크라는 판로 추가 확보라는 효과가 있어 양 측에 윈윈(Win-Win)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러나 국내 정유산업을 두고 봤을 때 해외 자본의 영향력이 커지면서 장기적으로 자율성이 줄어들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현재 SK이노베이션만 제외하고 모두 외국계 대주주를 가지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은 SK㈜ 등 특수관계인 지분이 33.42%이며 2대 주주는 국민연금이다.
GS칼텍스는 설립 당시부터 미국 셰브런과 텍사코의 아시아태평양지역 합작법인 칼텍스가 50% 출자한 회사로, 현재 GS에너지와 쉐브론 홀딩스가 지분을 50%씩 나눠가지고 있다. 에쓰오일은 이란 국영석유공사(NIOC)와 쌍용양회의 50대 50 합작투자로 설립됐으며, 현재 아람코 등 특수관계인이 지분 63.46%를 보유하고 있다.
정유업계는 이 같은 외국계 자본의 확대가 당장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없을 것이라고 보면서도 향후 글로벌 원유 시장 등락에 따라 의미있는 변화를 줄 수 있다고 예측하고 있다.
특히 국내 4개 정유사 중 아람코가 대주주로 있는 회사가 에쓰오일과 현대오일뱅크 2곳인 만큼 향후 원유 공급가를 불리하게 적용하는 것은 물론 이사회 정보 공유로 양사의 이해가 충돌할 수 있다는 부정적 전망도 나오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국가 기간산업인 정유산업에 해외 자본이 대거 들어왔다는 점은 향후 안정적인 에너지원 공급이라는 정유산업의 역할이 해외 자본의 이해에 따라 흔들릴 수 있다는 의미라 우려되는 부분이 있다”고 밝혔다. 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