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력근로제를 활용하는 기업 4곳 중 1곳은 현행 제도로는 주 52시간제를 시행하기 어려운 것으로 나타났다.
고용노동부는 20일 이 같은 내용이 담긴 '탄력적 근로제 활용실태 조사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조사는 고용부가 한국노동연구원에 의뢰해 지난 10~11월 상시근로자 5인 이상 사업장 2436개 곳을 대상으로 실시했다.
이번 실태조사 대상 사업체 중 탄력근로제를 도입한 곳은 138곳이었다. 탄력근로제 도입 비율은 3.2%로, 노동자 수를 기준으로 하면 4.3%였다.
규모별로는 300인 이상 사업장이 23.8%로 높았으며 50~299인 사업장과 5~49인 사업장은 도입비율이 각각 4.3%, 3.1%에 그쳤다.
활용 중인 단위기간은 3개월이라는 응답이 34.9%로 가장 많았으며, 2주 이하(28.9%), 2주~1개월(21.5%), 1~3개월 미만(14.7%)등이 뒤를 이었다.
탄력근로제를 도입한 이유로는 ‘물량변동에 대응하기 위해서’라는 응답이 46.7%로 가장 많았다. 이어 근로자 요청(37.8%), 주 52시간 근무제 대응(25.9%)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제도활용 사업체의 75.7%는 현행 제도로 근로시간 단축에 대응 가능하나, 24.3%의 기업은 현행 제도로는 대응이 어렵다고 응답했다.
현행 탄력근로제의 개선이 필요한 점에 대해서는 '노동시간 사전 특정 요건 완화'라는 응답(1순위와 2순위 응답의 합산)이 24.6%로 가장 많았고 '임금 보전 의무 완화'가 19.5%로 뒤를 이었다. '단위 기간 확대'는 3.5%로 가장 적었다.
주 52시간제 적용 대상인 300인 이상 사업체의 경우 탄력근로제의 개선이 필요한 점으로 단위 기간 확대를 지목한 비율이 17.6%로, 300인 미만 사업체(3.0%)보다 높았다.
그러나 300인 이상 사업체도 탄력근로제를 개선할 항목으로 노동시간 사전 특정 요건 완화(38.1%)를 가장 많이 꼽았고, 임금 보전 국가 지원(25.8%)이나 노동시간 상한 확대(18.8%) 등의 답변이 뒤를 이었다.
고용부는 "탄력근로제 단위 기간 확대가 필요하다고 응답한 사업체 중 건설, 전기·가스·수도, 제조 업종은 주 52시간 초과 노동이 3개월 이상 계속된다는 점을 이유로 제시했다"고 설명했다.
탄력근로제가 임금 감소를 초래할 것이라는 노동계 우려와는 달리, 탄력근로제 도입 이후 임금 감소가 없었다는 응답이 94.2%로 대부분을 차지했다. 이 가운데 임금 보전 조치를 했다는 응답은 6.6%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