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업계"정부 대책으로 기존 계약자들과 갈등 생길 것"
올해 전국 미분양 아파트가 13만2000여가구를 넘어서면서 지난 98년 외화위기 당시 10만9000여 가구 보다 높은 수치를 나타내고 있다. 이중 80%가 넘는 미분양물량이 수도권 이하 지방으로 집중되 있어 미분양 해소를 위한 특단의 조치가 시급한 실정이다.
이에 정부와 한나라당이 11일 당정협의를 통해 장기간 미분양 적체로 악화일로를 거듭하고 있는 지방 미분양 해소를 위한 '지방 미분양 정책 대응 방향'발표 이후 건설업계가 크게 술렁이고 있다.
건설업계는 이번 정부의 지방 미분양 해소를 골자로 한 대책으로 그동안 미분양으로 인해 힘겨운 경영난을 겪고 있는 건설사들의 숨통을 오히려 졸라매고 있다며 실효성 없이 생색내기에 급급한 정책은 말도 안된다는 입장이다.
특히, 지방 미분양 해소를 위해 LTV(담보인정비율)를 70%까지 확대하고, 취등록세 50% 감면 등을 지방 미분양 해소 정책이라고 내놓은 정부의 뒷북치기식 정책으로 건설사들의 부담은 이중 삼중으로 늘어날 것이라는 의견이다.
또한, 지금까지 지방 미분양이 적체 현상을 보인데는 기반시설 부재로 인한 수요가 절대적으로 부족했고, 여기에 신규 분양 아파트값이 기존 주변시세보다 높게 책정됐다는데 원인으로 작용된 만큼, 이에따른 분양가 인하, 공급에 맞는 인프라 확보가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A건설사 관계자는"정부가 모기지론 확대를 비롯해 취등록세 감면, 양도세 연장 혜택 등 다양한 금융지원을 통해 지방 미분양 털기에 나서고 있지만 사실상 이러한 금융혜택은 이미 오래전부터 건설사들이 진행하고 있다"며"특단의 조치가 아닌 생색내기식 정책으로 오히려 건설사들을 더 힘들게 하는 정책이다"고 반박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애당초 기반시설 부재로 수요가 없는 지방시장에 터무니없는 과잉공급을 유발시켜놓은 정부가 이제와서 미봉책으로 내놓은 대안이 건설사들에게 부담과 과중시키는 대책을 발표하는 정부의 뒷북치는 행태에 어이가 없다"고 강조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애당초 기반시설 부재로 수요가 없는 지방시장에 과잉공급을 강요한 정부가 이제와서 미분양 확산을 막겠다는 명분으로 내놓은 미봉책이 1년이라는 한시적인 금융혜택을 내놓고 있지만 미분양 털기에는 역부족"이라고 강조했다.
부동산정보업체 '닥터아파트' 이영호 리처치센터장은"무엇보다 가장 큰 문제는 두배이상 높은 분양가를 주고 계약한 기존 계약자들의 반발이 예상된다"며"이번 대책으로 다양한 금융혜택이 적용되면 기존 계약자들에게도 특별한 추가 혜택이 제공되야 하는데 이런 문제로 건설사들과의 갈등은 불가피해질 전망이다"고 설명했다.
결국, 정부와 여당이 이번 지방 미분양 해소를 위한 효율성 없는 늑장 대책으로 모기지론 확대 등 금융혜택에 따른 효과는 일시적으로 나타나겠지만 기존 계약자들과 건설사간 갈등을 부채질 하는데 한 몫 거들고 있다는 지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