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몇 년 사이 중소형(전용 85㎡ 이하)에 밀렸던 중대형 타입(전용 85㎡ 초과) 공급이 연말 수도권을 중심으로 활기를 띠고 있다. 변경된 청약 제도에 따라 수도권 내 중대형 타입의 경우 추첨까지 넘어간 물량 중 75%가 무주택자에게 우선 배정되는 점도 분양 시장에 어떤 영향을 끼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12일 부동산인포에 따르면 12월 수도권에서 분양 예정인 24개 단지 중 절반이상인 13곳에서 중대형 타입을 선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공급 단지 두 곳 중 한 곳에서 중대형이 선보이는 것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 19개 단지 중 7곳(36.8%)에서 중대형을 내놓았던 것에 비하면 중대형 공급 단지가 크게 늘었다.
그동안 아파트 분양 가구수의 90% 가량은 중소형이었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지난해 수도권 전용 85㎡ 초과 타입은 전체 공급량의 7.9%에 불과하다. 2015년(18.2%), 2016년(11.9%) 등 해마다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역설적으로 중대형 공급량이 크게 줄어든 만큼 희소가치가 부각돼 가격은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KB부동산에 따르면 수도권은 올 11월 전용 95.9㎡ 이상~135㎡ 미만이 1년 전보다 17.5% 올라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으며, 전용 135㎡ 이상도 16.3% 올랐다. 전용 40.0㎡ 이상~62.8㎡ 미만(16.1%)을 웃도는 수치며, 전용 62.8㎡ 이상~95.9㎡ 미만(16.5%)과도 큰 차이가 없다.
여기에 중대형 타입을 원하는 수요는 정해져 있는 만큼 탄탄해서 향후 가격 상승세도 꾸준할 전망이다. 집값, 육아 등의 이유로 부모와 함께 사는 캥거루족이 늘어난데다 세대 구분 아파트가 주택시장의 트렌드로 자리잡고 있어서다. 세대 구분이란 대형 아파트 내부를 고쳐 큰 집과 작은 집 2채로 나누는 방식이다. 통상 큰 집엔 소유주가 살고 작은 집은 세를 놓아 월세 수익을 올린다.
권일 부동산인포 팀장은 “중소형 아파트 값이 급등해 중대형과 큰 차이가 안나는 경우도 많아 비슷한 가격이면 큰 집에서 여유롭게 살겠다는 사람도 늘었다”며 “수도권에서는 전용 85㎡ 초과의 50%는 추첨으로 분양하고 이번 주택공급 규칙 개정안에 따라 추첨까지 넘어간 물량의 75%를 무주택자에게 우선 공급하기 때문에 점수가 부족한 무주택자의 당첨확률도 높아졌다”고 말했다.
이처럼 중대형 아파트 몸값이 올라간 가운데 연말까지 브랜드 건설사를 중심으로 공급도 활발하다.
우선 현대건설, 현대엔지니어링 컨소시엄은 경기도 성남 분당구 판교대장지구에 짓는 ‘힐스테이트 판교 엘포레’ 견본주택을 14일 열고 분양에 들어갈 예정이다. 전용면적 128~162㎡으로 구성돼 판교대장지구에서 공급되는 아파트 중 유일하게 모든 가구가 대형으로 선보인다.
또한 포스코건설도 14일 의정부시 가능2구역을 재개발하는 ‘더샵 파크에비뉴’ 견본주택을 열고 분양에 들어갈 예정이다. 총 420가구 중 전용면적 97㎡ 20가구가 나온다.
서울에서는 14일 SK건설이 은평구 수색9 재정비촉진구역을 재개발로 짓는 ‘DMC SK 뷰’ 견본주택을 오픈할 예정인 가운데 전용면적 38~112㎡, 총 753가구 규모로 조성되며, 이중 250가구가 일반 분양된다. 전용면적 112㎡은 28가구가 일반분양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