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UV, 이젠 휘발유 모델이 대세?

입력 2008-06-09 1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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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유가 여파가 인기 자동차 모델의 판도까지 바꿔놓을 조짐을 보이고 있다. 9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국내 자동차 회사들은 휘발유 사용 SUV 모델의 라인업을 잇달아 보강하면서 SUV 시장에서 떠나간 민심(民心)을 잡는데 안간힘을 쏟고 있다.

현대차는 지난 1일 베라크루즈의 저가형 휘발유 모델을 추가한 데 이어 9일에는 투싼 휘발유 모델 ‘워너비’를 출시했다. 이들 차종은 기존에도 휘발유 모델이 판매되고 있었으나, 경유 모델에 집중된 판매전략 때문에 상대적으로 주목받지 못했다. 그러던 것이 최근 경유 가격 급등으로 휘발유 모델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경쟁력을 높인 모델로 거듭난 것이다.

투싼 워너비’ 모델은 경유가 상승에 대응해 2.0 142마력 휘발유 엔진 모델에 자동변속기를 기본 장착하고, 상위 모델에만 적용됐던 외관사양 및 편의사양을 적용한 것이 특징이다.

이 모델은 기존에 경유 모델 JX 고급형 이상에만 적용되던 후방주차 보조 시스템, 루프랙, 투톤 사이드 가니쉬, 알루미늄 휠, 안개등, 아웃사이드미러 열선내장 등 고객 선호도가 높은 외관 및 편의사양을 기본 장착해 경유 모델 대비 강력한 경쟁력을 갖췄다.

현대차 관계자는 “최근 경유 가격이 연일 치솟으면서 가솔린 SUV가 새롭게 주목 받고 있는 추세”라면서 “투싼이 자동변속기와 편의 사양들을 고루 장착하고도 1500만원대로 선보여 승용차와 비교해도 경쟁력이 높다”고 밝혔다.

기아차는 투싼과 동급인 스포티지에 이미 휘발유 모델을 갖추고 있으나, 아직 ‘워너비’처럼 전략형 모델은 내놓지 않고 있다. 스포티지 휘발유 모델은 1723~1842만원의 가격대여서 일단 투싼 워너비에 비해서는 가격 경쟁에서 불리한 입장이다.

GM대우는 유일한 SUV인 윈스톰에 경유 모델밖에 없어 시장 변화에 따른 대응이 늦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반면 르노삼성은 QM5 출시부터 휘발유 모델을 갖추고 있어 선택의 폭을 넓혀놓았다.

수입차 중에는 이미 휘발유 SUV가 많이 수입되고 있어 새로운 변화는 눈에 띄지 않고 있다. 다만 경유 가격이 지금보다 훨씬 낮을 때 속속 추가되던 경유 SUV 모델이 더 이상 늘어나지 않고 있다.

자동차 업계의 이러한 변화는 SUV의 주 고객들이 휘발유 승용차로 속속 이탈하는 데 따른 대응이다. 휘발유 모델은 경유 모델에 비해 연비가 떨어지지만 정숙성이 좋고 진동이 적어 선호하는 이들이 꾸준하다. 따라서 최근처럼 경유 가격이 휘발유 가격을 뛰어넘는 상황이 벌어지면 경유 모델의 경쟁력은 급속이 떨어지게 마련이다.

특히 휘발유 모델과 경유 모델의 가격차이가 크지 않은 수입차 시장에서는 이러한 움직임이 눈에 띄지 않지만, 기름값을 한 푼이라도 절약하기 위해 국산 경유 SUV를 사려던 이들은 유가 변동에 민감할 수밖에 없다. 업계에서는 고유가가 지속되는 한 이러한 흐름이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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