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경제인연합회를 비롯한 주요국가 14개 경제단체가 참여하고 있는 세계경제단체연합(GBC)이 아르헨티나 G20 정상회담 개최를 앞두고 '세계무역기구(WTO) 개혁촉구 공동성명서'를 발표했다. 공동 성명서는 G20 정상에 WTO 역할 강화, 회원국 간 다자무역체제 규칙 준수, WTO 분쟁해결절차 개선 등을 주요 내용으로 한다.
29일 전경련에 따르면 GBC는 한국·미국·영국·EU·인도·캐나다·아르헨티나·브라질·호주·터키 등 14개국 대표 경제단체 연합체다. 자유로운 글로벌 교역·투자 환경 조성을 위해 2012년 설립됐으며, GBC 회원국은 작년 기준 세계 국내총생산(GDP)의 48.2% 점유했다.
이번에 세계경제연합이 G20 정상에 WTO 개혁에 대해 공개의견을 낸 것은 보호주의가 심화되는 가운데도 자유무역질서의 룰 집행자인 WTO가 지적재산권 침해, 보조금 지급 등 우회적인 WTO 규정 위반행위에 대해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WTO는 회원국 간 분쟁에 대한 최종심(2심) 심판기구인 분쟁해결기구(DSB)가 무력화돼 있어 WTO 무용론마저 확산되고 있는 실정이다. 여기에 미국이 이 기구의 새로운 상소위원 선임을 계속 반대하고 있어 전체 7인의 상소위원 중 4명이 공석 상태다.
이처럼 WTO 분쟁해결 메커니즘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가운데 한국 정부의 ‘일본 후쿠시마산 수산물 수입규제’ 분쟁상소에 대한 판정도 지연되고 있다. WTO 규정상 상소기구는 상소 제기일로부터 60~90일 이내 판정결과를 담은 보고서를 완료해야 하지만, 상소 급증과 상소기구 의원 공석으로 언제 결과가 나올지 예측 불가능한 상황이다.
엄치성 전경련 국제협력실장은 “올해 세계경제가 자국 우선 보호주의 심화로 3분기 들어 중국이 6년만에 성장률이 7%대 아래인 6.9% 성장하는데 그치고, 일본과 독일도 마이너스 성장(전분기 대비 일본 0.3% 감소, 독일 0.2% 감소)하는 등 동반침체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며 “강대국과의 통상분쟁에서 다자무역체제인 WTO 분쟁해결절차에 의존해 온 한국으로서는 국제공조가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