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석형 행성의 형성과 수십억 년 걸친 변화과정 파악이 임무
지구와 같은 암석형 행성인 화성의 지질조사를 위해 5월 5일 발사돼 205일의 긴 여정 끝에 4억8000만㎞를 날아 최종 목적지에 다다른다.
인사이트호의 화성 착륙 시간은 유동적이지만 현재까지는 새벽 3시 54분으로 예정돼 있다. 이 시간은 화성에서 지구까지 송신하는 데 걸리는 8.1분도 포함한다.
화성 시간으로는 오후 2시 무렵이다. 맑은 날이면 대략 영하 8도 정도로 예상되지만, 밤에는 영하 96도까지 내려간다. 목적지에 다다른 인사이트호는 화성 ‘대기권 진입·하강·착륙’이라는 가장 어렵고 중대한 고비를 남겨두고 있다. 이 관문을 넘어야 화성 지하세계 탐사라는 원래 임무도 수행할 수 있으므로 캘리포니아 제트추진연구소(JPL)의 관제소는 초긴장 상태다.
인사이트호는 여기저기 옮겨 다니지 않고 엘리시움 평원의 착륙지에서만 탐사 활동을 펴기 때문에 ‘큐리오시티’를 비롯한 다른 로버들과는 달리 바퀴도 없다.
착륙하면 우선 1.8m 길이의 로봇팔을 이용해 행성 표면에 지진계를 설치한다. 이 지진계는 화성에 있을지 모를 지진을 측정하고, 미세한 흔들림을 계산해 행성 핵에 관한 단서를 얻는다.
또 지하 5m까지 자동으로 파고들어 가는 못에 열 감지기를 달아 행성 내부온도를 측정한다. 인사이트라는 이름도 이런 탐사 활동을 나타내는 ’지진조사, 토지측량, 열 수송 등을 이용한 내부 탐사‘의 영문 앞글자에서 따왔다.
화성은 지질학적으로 지구보다 훨씬 덜 활동적이다. 이 때문에 화성 내부는 암석형 행성의 타임캡슐처럼 원래 만들어질 때의 상태에 가깝게 보존돼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NASA는 인사이트를 통해 화성의 속살을 들여다봄으로써 암석형 행성의 형성과 수십억 년에 걸친 변화과정을 파악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화성의 대기권이 지구의 1%밖에 안 돼 마찰력을 이용해 우주선의 하강 속도를 줄이는 것이 여의치 않은 편이다. 이 때문에 화성 착륙에 성공한 나라는 미국밖에 없다.
NASA는 인류 최초의 화성 착륙선인 1976년 7월의 바이킹 1호와 2008년 5월의 피닉스호 착륙 때 이용했던 기술을 발전시켜 활용할 계획이다.
인류 최첨단 기술이 동원되지만, 하강 중에 돌풍이 불어 선체가 뒤집히거나 낙하산 줄이 꼬이는 사고가 발생할 수 있다. 또 지난여름 화성 전체에 휘몰아친 먼지 폭풍이 태양광 충전을 방해할 수도 있고, 탐사선의 다리가 휘어지거나 로봇 팔이 선체에 끼이는 등 화성 탐사 첫 관문을 넘지 못할 위험이 남아 있다.
인사이트호가 비행 추진체를 분리하고 열 방패와 상부 덮개로 된 ’에어로셸‘로 된 진입체만으로 대기권에 진입 후 착륙까지는 약 6분 30초가 걸린다. 모든 과정은 자동화돼 있지만, 성공적 착륙을 위해 취해야 할 조치가 수십 가지에 달하고 돌발변수도 많아 NASA 관제소는 이를 “공포의 7분”으로 부르고 있다.
착륙 7분 뒤 X-밴드 안테나를 이용해 ’삐‘하는 신호를 발신하게 되는데 착륙이 제대로 이뤄졌을 때만 진행되기 때문에 착륙 성공 여부를 가장 빨리 확인할 수 있는 신호다.
특히 이번 착륙과정에서는 미래 우주 임무에 이용할 기술을 시험하기 위해 인사이트호와 함께 발사한 서류가방 크기의 큐브샛 마르코 2대가 1만㎞ 뒤에서 따라가고 있어 착륙 신호를 지구로 중계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월-E와 이브라는 애칭이 붙은 이 큐브샛이 제대로 작동한다면 인사이트가 착륙하고 불과 수 분 안에 성공 여부를 확인할 수 있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전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