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슈어테크(보험과 기술의 접목) 활성화를 위해 보험사 업무규제를 완화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11일 보험연구원이 발표한 ‘인슈어테크 발전과 보험사의 역할 확대’에 따르면 해외 인슈어테크 투자는 2012년 3억7000만 달러(약 4177억 원)에서 지난해 22억1000만 달러로 4년 만에 6배 이상 급증했다. 반면 우리나라는 관련 통계도 없는 실정이다.
프랑스 보험사 악사가 설립한 스타트업 ‘카메트’는 고객과 의사를 연결하는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해 운영 중이다. 미국의 빔 덴탈은 칫솔에 장착된 커넥티드 기기를 이용해 고객의 구강 관리를 해주고 있다. 칫솔질을 잘하면 보험료를 할인해주는 식이다.
스웨덴의 아이모는 3D 카메라 센서를 이용해 고객의 동작을 분석하고 점수화한다. 잘못된 동작과 습관을 바로잡게 해 피보험자가 더 건강한 삶을 유지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다. 이 모든 작업은 인공지능(AI)이 한다.
보험연구원은 “고객들이 가장 원하는 건 보험 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사전에 예방하고 그 규모를 최소화 하는 것”이라며 “종합리스크 관리 서비스가 활성화되려면 인슈어테크 규제 완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현재 국내 보험업법은 회사의 업무영역을 열거주의 방식으로 규정하고 있다. 건강관리 서비스 부문이 포함돼 있지 않아 사업을 확대하는 데 제한이 있다. 의료서비스가 무분별하게 남발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인슈어테크와 관련한 스타트업의 투자 제한도 걸림돌이다. 보험회사가 의결권이 있는 주식의 15% 이상을 소유할 경우 자회사로 인정된다. 그런데 스타트업은 규모가 작아 적은 금액만 투자해도 지분율이 올라간다. 지분 확보를 통한 파트너십 형성에 어려움이 있다는 얘기다.
보험연구원은“보험업법이나 의료법 등 관련 규제가 완화되면 소비자들이 원하는 리스크 관리 서비스를 보험사가 제공할 수 있는 여건이 조성될 것”이라며 “보험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서 인슈어테크를 이용한 서비스 확대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