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외이사 상당수 대주주·경영진 얽힌 이해 관계 여전

입력 2008-05-29 08:36수정 2008-06-02 0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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견제와 감시 독립적 활동 기대하기 어려워

우리나라 그룹들이 지배주주와 경영진과 직접적인 이해 관계 및 학연으로 묶여 독립적인 활동에 제약을 받는 사외이사들을 상당수 선임하고 있음이 여전한 것으로 드러났다.

28일 경제개혁연대와 좋은기업지배연구소가 공동 조사한 '사외이사의 실질적인 독립성 분석'제하의 리포트에 따르면 올 4월 기준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으로 지정한 총 79개 기업집단에 소속된 국내 247개 상장회사(유가증권시장 및 코스닥시장)이며, 분석대상 사외이사 수는 총 748명이었다.

분석대상 사외 이사 중 지배 주주 및 경영진과 '직접적인 이해관계’와 ‘학연관계’를 모두 포함해 ‘이해관계가 있는 사외이사’는 모두 240명으로 32.09%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중 '직접적인 이해관계가 있는 사외이사’는 총 130명으로, 분석대상 사외이사 748명의 17.38%에 달했다. 이 중 과거 계열사 임원 출신은 모두 72명으로 직접적인 이해관계가 있는 사외이사의 55.38%로 나타났다.

지배주주 등과 ‘학연관계가 있는 사외이사’의 수는 2007년 107명(16.49%)에서 3명 늘어난 110명으로, 분석대상 사외이사의 14.71%를 차지했다. 이는 이해관계가 있는 사외이사 238명의 45.83%로 분석됐다.

사외이사 중 직접적 이해관계 있는 사외이사가 100%인 회사는 모두 17개였다. 글로비스㈜, ㈜현대오토넷, 롯데미도파, 삼정피앤에이, 올리브나인, ㈜한화, ㈜한화타임월드, ㈜신세계아이앤씨, ㈜LS네트웍스, ㈜디씨씨, ㈜코리아써키트, ㈜인터플렉스, 한솔엘씨디㈜, ㈜한솔케미칼, 태평양제약, 삼양제넥스, 현대EP가 이에 해당됐다.

그룹별로는 두산그룹이 이해관계 있는 이사 수가 가장 많은 그룹이었다. 두산그룹의 경우 6개 상장회사 사외이사 31명 중 18명이 이해관계가 있는 사외이사였다. 학연이 있는 사외이사가 11명, 계열사 임원 3명, 지배주주 일가의 변호를 맡은 법무법인 소속 사외이사가 4명이었다.

한화그룹은 조사대상 그룹 중 이해관계 있는 이사의 비율이 가장 높았다. 한화 계열 5개 상장회사 사외이사 12명 중 10명이 이해관계 있는 사외이사로 전체 사외이사의 83.33%가 이해관계 있었다. 특히 ㈜한화와 한화타임월드의 경우 각각 4명과 1명의 사외이사 모두 이해관계 있는 것으로 나타나 이해관계 있는 사외이사 비율이 100%였다. 핵심 계열사인 ㈜한화는 전체 사외이사 중 절반을 주요 매출처인 군출신으로, 나머지 절반은 계열사 출신이었다.

롯데그룹과 LS그룹은 계열사 임원을 사외이사로 선임하는 대표적인 사례였다.

우선 롯데는 8개 상장회사 중 5개사의 사외이사에 계열사 임원이 포함되어 있었다. 2006년 7개 상장회사 중 5개사의 사외이사들이 100% 계열사 임원에서 조금씩 줄어들고 있으나 롯데쇼핑의 경우 2008년 선임한 사외이사 중 1명이 현직 계열사 임원이었다. 호남석유화학도 회사 임원 출신을 올해 사외이사로 재선임 했다.

LS그룹은 계열분리된 LG그룹 출신 인사나 당해 회사 임원 출신을 사외이사로 다수 선임했다. 계열사인 LS전선은 4명의 사외이사 중 3명이 과거 LG 계열사 임원 출신이거나 LS전선(과거 LG전선) 출신이었다.

조석래, 조양래 형제 회장이 이끌고 있는 효성과 한국타이어 그룹은 학연관계 있는 사외이사의 비율이 가장 높은 그룹이었다.

한국타이어 그룹은 아트라스비엑스와 한국타이어 등 두개의 상장회사를 가지고 있다. 한국타이어의 경우 사외이사 4명의 사외이사 중 3명이 경기고, 서울대 경제학과를 같은 해에 졸업한 동기동창이었다. 3명 모두 재정경제부(현 기획재정부) 출신이었다. 2007년 5월 신규선임된 사외이사도 계열사 임원 출신으로 이해관계 있었다.

아트라스비엑스의 경우 2명의 사외이사가 모두 효성그룹 출신으로 서울대 경제학과를 졸업했다.

효성그룹 효성그룹 계열사 중 상장사는 ㈜효성 외에 효성아이티엑스, 진흥기업이다.

㈜효성의 사외이사는 총 6명 가운데 전직 계열사 임원이 1명, 지배주주와 동문이 4명, 6명의 사외이사 전원이 서울대 출신이며 이 중 4명은 경기고, 서울대 출신이었다. 새롭게 계열에 포함된 진흥기업도 사외이사 2명 역시 경기고, 서울대 출신 1명과 그룹 전략본부장과 고문을 거친 계열사 임원 출신으로 이루어져 있다.

경제개혁연대와 좋은기업지배연구소에 따르면 2006년, 2007년과 2008년의 분석 결과를 비교할 때 직접적인 이해관계가 있는 사외이사의 비율은 2006년 19.97%, 2007년 18.95%, 2008년 17.65%로 줄어들고 있다.

직접적인 이해관계와 학연관계를 모두 포함하여 이해관계가 있는 사외이사의 비율 역시 2006년 37.50%, 2007년 35.44%, 2008년 32.09%로 감소 추세를 보였다.

하지만 여전히 지배주주 및 경영진으로부터 독립적이지 못한 사외이사들이 상당수 선임되고 있어 사외이사 제도의 효율성을 떨어뜨리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로인해 사외이사 본연의 기능인 지배주주 및 경영진과 이해관계가 있는 사외이사에게 지배주주 및 경영진에 대한 견제 및 감시 기능을 기대하기 힘들다는 설명이다.

경제개혁연대 관계자는 "사외이사 제도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선 사외이사 자격요건의 강화, 지배주주 및 경영진과의 관련성에 대한 공시 강화, 사외이사 선임 시 대주주의 의결권 제한 및 집중투표제 의무화, 동일 기업집단 내 사외이사 겸직 금지, 사외이사 재임 기간 제한 등의 제도개선이 이루어져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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