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규직 내 임시·일용→상용 전환도 '착시' 가능성
지난 1년간 정규직 일자리는 거의 늘지 않고 비정규직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취업자 증가가 둔화하는 대신 ‘질 좋은 일자리’가 늘고 있다는 정부 설명과 배치되는 대목이다. 오히려 근로형태 및 종사상 지위별로 가장 고용안정성이 떨어지는 임시·일용 비정규직 증가세가 두드러졌다.
통계청이 30일 발표한 8월 근로형태별 부가조사 결과에 따르면, 8월 비정규직 근로자는 661만4000명으로 전년 동월보다 3만6000명 증가했다. 반면 정규직 증가는 3000명에 그쳐 전체 임금근로자 중 비정규직 비중은 33.0%로 0.1%포인트(P) 상승했다. 근로형태별로는 파견·용역 및 시간제 근로자는 줄었지만 기간제를 비롯한 한시적 근로자가 14만8000명 늘었다.
산업별로는 보건업 및 사회복지서비스업(+11만8000명)이 비정규직 증가를 주도했다. 8월 고용동향에서 늘어난 보건업 및 사회복지서비스업 분야의 14만4000명 대부분이 비정규직이었던 셈이다. 산업 특성상 연령대별로는 60세 이상(12만6000명), 성별로는 여성(4만7000명)에서 비정규직이 크게 늘었다. 빈현준 통계청 고용통계분석과장은 “보건업 및 사회복지서비스업에는 비임금근로자도 포함돼 있어 단정하긴 어렵지만, 절대치로만 보면 14만4000명 중 비정규직 증가분이 11만8000명인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고 말했다.
특히 비정규직 중 그나마 고용안정성이 높은 상용은 2만6000명 줄고 임시·일용이 6만2000명 늘었다. 반면 정규직 중에선 임시·일용이 30만1000명 줄고 상용이 30만4000명 늘었다.
하지만 여기에는 착시가 있다. 우선 임시·일용이던 간접고용 근로자들이 직접고용돼 실질 근로형태가 전환됐을 수도 있다. 파견·용역 근로자가 9만7000명 감소한 점이 그 근거다. 다만 이를 늘어난 상용 정규직의 전부로 볼 수는 없다. 나머진 상시 정규직이 늘어난 만큼 임시·일용 비정규직이 통째로 사라졌거나, 근로계약서 서면 작성률이 상승으로 기존 임시·일용 정규직이 비정규직으로 재분류된 경우다. 어떤 경우도 긍정적으로만 해석하긴 어렵다. 결과적으로는 새 정규직 일자리 증가가 소폭에 그쳤고,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도 제한적이었다는 의미이기 때문이다.
그나마 근로형태를 자발적 사유로 선택한 비율은 53.0%로 3.0%P 상승했다. 현 직장(일)에서 평균 근속기간은 2년 7개월로 1개월 증가했다. 근로조건도 주당 평균 취업시간 감소(1.5시간)에도 월평균 임금은 164만4000원으로 7만5000원 증가하는 등 소폭 개선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