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엔도 이틀째 오름세..고점에선 수출업체 네고..내주 1130~1150원 사이 등락할 듯
원·달러 환율이 1140원을 돌파하며 연고점에 바싹 다가섰다. 재정환율인 원·엔 환율도 이틀째 올랐다.
대내외 주식시장이 약세를 보이면서 안전자산선호 현상이 확산했다. 실제 주식시장에서 코스피는 1% 넘게 급락하며 1년9개월만에 최저치를 경신했다.
코스피시장에서 7거래일째 매도에 나서고 있는 외국인에 대한 부담감도 작용했다. 매도 물량이 역송금으로 이뤄지기도 했다. 해외 주식약세에 따른 포트폴리오 조정 차원에서 글로벌 펀드들이 달러매수에 나서는 모습이었다. 반면 1140원 위에서는 달러 매도 기회라고 판단한 수출업체들을 중심으로 네고(달러 매도) 물량을 쏟아냈다.
외환시장 참여자들은 주가 움직임에 따른 리스크 온오프장이 계속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다만 코스피가 1.5% 넘게 하락했음에도 불구하고 원화 상승폭은 크지 않아 견조한 모습이라고 봤다. 여전히 주식시장 움직임에 연동할 것이란 관측이다. 다음달초 미국 중간선거와 연준(Fed)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예정돼 있는 만큼 이벤트에 대한 경계감도 확산할 것으로 봤다. 고점에서는 네고물량과 외환 당국의 개입 경계감도 커질 것으로 예상했다. 다음주 원·달러는 1130원에서 1145원 내지 1150원 사이에서 등락할 것이란 전망이다.
1136.0원에 출발한 원·달러는 장초반 1135.0원까지 떨어지기도 했었다. 장중 고점은 1143.9원으로 연고점을 기록했던 11일 1144.7원 이후 가장 높았다. 장중 변동폭은 8.9원을 보였다.
100엔당 원화환율은 2.57원 오른 1017.87을 기록했다. 이 또한 11일 1019.65원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역외환율은 하락했다. 차액결제선물환(NDF)시장에서 원·달러 1개월물은 1135.3/1135.7원에 최종 호가돼 전장 현물환 종가보다 1.3원 내렸다.
은행권의 한 외환딜러는 “증시가 지속적으로 좋지 않은데다 누적돼 있는 외국인 주식매도 자금에 심리적 불안감도 작용했다. 이들 자금의 일부 역송금도 있었다. 니케이나 상해지수 등 아시아장 전체가 불안한 모습이다. 뉴욕증시도 변동성을 키우고 있어 외국인 투자자 입장에서는 몸을 사리는 분위기다. 해외주식도 좋지 않다보니 다이나믹헷지를 위한 언와인딩 물량으로 달러를 매수하는 수요도 많았다. 반면 수출업체들의 네고물량은 꾸준했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코스피가 2% 가까이 하락하는 상황에서 원·달러가 3.9원 오르는데 그쳤다는 점은 원화가 아시아통화들에 비해 견조하다는 반증이다. 1145원을 여전히 고점으로 보고 있다”며 “오늘밤 미국 GDP발표가 있지만 현재는 주식시장에 의한 전형적인 리스크 온오프장이라 큰 관심은 없는 듯 하다. 증시가 안정을 찾는다면 1130원까지는 하락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전승지 삼성선물 연구원은 “국내와 중국 주식이 모두 빠졌고 위안화 환율도 올랐다. 다만 1140원대에서는 매물도 꾸준해 상승세가 잦아드는 모습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또 “변동성이 쉽게 사그라지지 않는 모습이다. 다음주 하단 지지력은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 다다음주로 예정된 미국 중간선거와 FOMC에 대한 이벤트 경계감도 있겠다. 고점에서는 네고와 당국의 개입 경계감도 있어 다음주 원·달러는 1130원에서 1150원 사이에서 등락할 것으로 본다.
오후 3시45분 현재 달러·엔은 0.34엔(0.30%) 떨어진 112.22엔을, 유로·달러는 0.0009달러(0.08%) 내린 1.1370달러를, 역외 달러·위안(CNH)은 0.0161위안(0.23%) 오른 6.9703위안을 각각 기록 중이다.
주식시장에서 코스피는 36.15포인트(1.75%) 급락한 2027.15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1월2일 2026.16 이후 최저치다. 외국인도 코스피시장에서 1779억700만원어치를 매도해 7거래일째 매도세를 이어갔다.
일본 니케이225지수는 84.13(0.40%) 내린 2만1184.60을, 중국 상해종합지수는 21.95포인트(0.84%) 내린 2581.85에 거래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