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에 가계경제 ‘직격탄’...보험깨는 서민, 금융위기보다 ‘3배’ 늘었다

입력 2018-09-11 1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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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불황으로 가계의 여윳돈이 줄자, 최근 2년간 보험 해약자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 대비 ‘3배’ 이상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여기에 대표적 ‘불황형 대출’로 급전이 필요한 서민들이 보험을 담보로 돈을 빌리는 ‘보험계약(약관) 대출’ 역시 사상 최고 수준을 보이면서 우리 경제의 ‘불황의 그늘’이 짙어지고 있다.

11일 금융당국과 보험업계에 따르면 올 상반기 해약에 의한 해지환급금은 22조83억 원으로 집계됐다. 2년 전의 16조4551억 원보다 33.8% 증가한 수준이다.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로 몸살을 앓았던 2008년 전후 상황보다 가파른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금융위기가 한국 경제에 영향을 끼치기 시작한 2009년 상반기 해약에 의한 해지환급금은 4조6609억 원 수준이었다. 2년 전인 2007년의 4조2341억 원에서 10.1% 늘어난 수준이지만, 최근 변동치보다는 3분의 1 수준으로 낮았다.

최근 2년간 보험 해약에 따른 환급 건수는 금융위기 직후 2년보다 두 배 이상 많았다. 작년 상반기부터 올해 상반기까지 보험 가입자가 해약한 보험은 총 571만4164건으로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과 2010년 사이 271만7950건 대비 확연한 차이를 보였다. 보험을 깨는 건수가 당시보다 두 배 넘게 불어난 것이다. 전체 보험시장 규모가 증가한 것을 고려하더라도 높은 수준이다.

‘불황형 대출’인 약관 대출 증가세도 글로벌 금융위기 때와 맞먹는 수준이다. 약관 대출 잔액은 작년 상반기 44조5562억 원에서 올해 상반기 47조5800억 원으로, 1년간 6.8%나 증가했다. 2009년 상반기(30조3473억 원) 대비 2010년 상반기(32조6304억 원)엔 7.5% 증가했다. 특히 최근 약관 대출 증가폭은 2015년 0.7% 이후 2016년 2.3%, 작년 3.6% 등 4년 연속 커지고 있다.

김세중 보험연구원 연구위원은 “해지율, 신계약, 초회보험료, 약관 대출 등 경기변동과 밀접하게 움직이는 보험지표들이 있다”면서도 “지표에는 경기 상황뿐만 아니라 다양한 요인들이 영향을 끼칠 수 있으니 상황을 좀 더 주시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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