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안동에 있는 백신공장 L하우스는 △세균·바이러스 배양 △유전자 재조합 △단백접합 백신 등 모든 기반 기술 및 생산설비를 보유하고 있다. 세포배양 독감 백신을 비롯한 다양한 종류의 백신을 생산할 수 있는 최신 시설이다. 연간 최대 생산량은 충진 라인 기준 1억4000만 도즈에 달한다. 최첨단 차세대 무균 생산 시스템을 갖춰 새롭게 발생하는 전염병에 대한 신규 백신도 개발과 함께 대량생산할 수 있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그간 차세대 백신 개발에 총 4000억 원을 투자하며 연구·개발(R&D)에 집중하고 있다. 혁신 기술을 기반으로 한 프리미엄 백신 개발에 집중하는 전략으로 세계 시장에서 주목받는 제품을 잇달아 출시하고 있다.
대표적 성과는 2015년 출시한 자체 개발·생산한 국내 최초 세포배양 3가 독감 백신 ‘스카이셀플루’다. 세포배양 방식은 동물 세포를 이용해 바이러스를 배양한 후 백신으로 만드는 새로운 기술이다. 기존 유정란 백신과 달리 동물세포를 기반으로 만들어지기 때문에 생산기간이 2~3개월에 불과하고, 조류인플루엔자와 같은 위기상황과 무관하게 안정적으로 공급 가능한 것이 장점이다. 또한 달걀 알레르기가 있어도 안심하고 접종할 수 있으며, 항생제 과민 반응도 염려할 필요가 없다.
이 회사는 스카이셀플루에 이어 2016년 세계 최초 세포배양 4가 독감 백신 ‘스카이셀플루4가’를 내놨다. 4가 백신은 A형 2종과 B형 2종 등 사람에게 유행하는 4종의 독감바이러스를 모두 예방할 수 있다. 스카이셀플루4가를 통해 세계 시장을 적극적으로 공략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SK바이오사이언스의 세포배양 방식 고효율 독감 백신 생산기술은 경쟁력을 인정받아 글로벌 백신기업 사노피파스퇴르에 수출됐다. 총금액은 1억5500만 달러로 국내 기업의 백신 수출로는 사상 최대 규모다. 반환 의무 없는 계약금만 1500만 달러로, 앞으로 사노피가 해당 기술을 적용해 제품을 상용화하면 매출액에 따른 판매 로열티도 받을 수 있다.
지난해 선보인 ‘스카이조스터’는 국내 최초, 세계 두 번째로 상용화에 성공한 대상포진 백신이다. 대상포진 백신은 2006년 글로벌 제약사 MDS가 출시한 ‘조스타박스’가 홀로 8200억 원 규모의 세계 시장을 독점하는 구조였다. 스카이조스터를 기반으로 회사는 프리미엄 백신 시장에 본격적으로 손을 뻗었다. 약 800억 원 규모의 국내 시장을 시작으로 앞으로 세계 시장에 진출할 계획이다.
2009년 글로벌 제약사 CSL에 기술 수출한 ‘앱스틸라’는 세계 최초 단일 사슬형 분자구조 A형 혈우병 치료제다. 기존 혈우병 치료제는 분리된 두개의 단백질이 연합된 형태였지만 앱스틸라는 두 단백질을 하나로 완전 결합해 안정성을 개선하고 효능과 약효 지속 시간을 향상했다. CSL에서 생산 및 글로벌 임상, 허가 신청을 진행해왔으며, 미국 식품의약국(FDA)과 유럽의약품청(EMA)의 시판 허가를 받아 국내 바이오 신약 중 최초로 미국과 유럽에 진출했다.
현재 SK바이오사이언스는 2014년 사노피와 차세대 폐렴구균 백신 공동 개발 계약을 맺고 13가 플러스 알파 백신을 만들고 있다. 세계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폐렴구균 백신인 화이자의 ‘프리베나13’을 겨냥한 것이다. 내년 1분기 임상 1상 진입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소아 장염 예방 백신 ‘NBP613’은 임상 1상과 2상이 동시 진행 중이다. 2015년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임상 1·2상 허가를 받고 건강한 소아의 안전성과 내약성, 면역원성을 평가하는 임상을 진행하고 있다.
자궁경부암 백신 ‘NBP615’도 임상 1·2상을 동시 진행하고 있다. 자궁경부암은 발생 건수 기준 전 세계 여성암 중 4위로, 현재 세계적으로 두 종류의 자궁경부암 백신이 개발돼 있다. 전 세계 40여 개국에서 국가예방접종으로 지정했으며, 우리나라도 2016년부터 만 12세 여학생을 대상으로 필수 예방접종으로 지원하면서 성장이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