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흥시장 혼란에 아르헨티나 경제 의구심 커져
아르헨티나 페소화가 29일(현지시간) 미국 달러화에 대해 사상 최저치로 추락한 가운데 마크리 대통령이 국제통화기금(IMF)에 구제금융 조기집행을 요청했다고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가 보도했다.
아르헨티나 중앙은행이 보유외환을 푸는 등 외환시장을 진정시키고자 나섰으나 페소화 하락을 막지는 못했다. 달러·페소 환율은 전 거래일 대비 7.9% 급등해 32페소 이상으로 치솟았다. 이는 2015년 말 페소화 평가절하 이후 페소화 가치가 가장 큰 일일 낙폭을 기록한 것이자 사상 최저치를 경신한 것이라고 FT는 설명했다.
마크리 대통령은 이날 전국으로 방송된 TV연설을 통해 IMF에 구제금융을 조기에 집행해줄 것을 요청했다. 앞서 IMF는 지난 6월 아르헨티나와 500억 달러(약 55조 원) 규모 구제금융에 합의했으며 당시 150억 달러의 첫 번째 차관을 집행했다.
IMF는 아르헨티나의 요청에 현 구제금융 프로그램을 재검토하겠다며 요청에 부응할 뜻을 밝혔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IMF 총재는 “마크리 대통령과 대화를 나눴다”며 “기존 구제금융 프로그램에서 완전히 예상하지는 못한 국제시장 여건 악화를 고려해 아르헨티나 정부의 경제계획을 되살릴 작업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IMF 직원들에게 구제금융 조건을 재검토하고자 아르헨티나 당국과 협력할 것을 지시했다”고 덧붙였다.
최근 터키 리라화 가치가 폭락하는 등 신흥시장이 혼란에 빠지면서 아르헨티나 경제에 대한 의구심이 커졌다고 FT는 설명했다. 아르헨티나는 올해와 내년 총 820억 달러의 자금이 필요하지만 이를 조달할 방법이 뚜렷하게 보이지 않고 있다. 내년 대선을 앞두고 인플레이션 압박이 커진 가운데 경기도 침체로 향하고 있다.
아르헨티나 10년물 국채 금리는 이날 전 거래일 대비 40bp(bp=0.01%포인트) 뛰어 10%선을 다시 넘었다. 국채 금리와 가격은 반대로 움직인다.
달러화당 페소화 가치는 이달에만 약 24% 하락했고 올해 전체 하락폭은 45%가 넘는다. 중앙은행이 이달 초 기준금리를 45%로, 종전보다 5% 인상했지만 시장의 불신은 더욱 깊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