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부영 이중근, 100억 원 연대보증채무 안 갚아…고의로 숨겼다”

입력 2018-08-28 1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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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회장 측 "직접 책임…감사보고서 누락은 실수"

▲이중근(77) 부영그룹 회장(연합뉴스)
이중근(77) 부영그룹 회장이 100억 원의 연대보증채무를 변제하지 않아 계열사에 손해를 끼친 혐의와 관련해 이 사실을 고의로 숨겼다는 검찰 측 주장이 나왔다.

서울중앙지법 형사22부(재판장 이순형 부장판사)는 28일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배임 등 혐의로 기소된 이 회장에 대한 23차 공판을 열었다.

이날 검찰과 이 회장 측 변호인은 부영대부파이낸스의 100억 원 부당 대출 혐의 등에 대해 날선 공방을 벌였다.

이 회장은 2011년 연대보증서류를 형식적으로 작성해 전 KBO 총재 유모 씨에게 부영대부파이낸스의 자금 100억 원을 빌려준 혐의를 받는다. 검찰에 따르면 부영대부파이낸스는 7년 동안 원리금이 상환되지 않았는데도 이 회장에게 연대보증채무 이행을 요구하지 않았다. 검찰은 부영대부파이낸스가 이 회장의 연대보증 사실을 2011년~2015년 감사보고서에 넣었다가 2016년에는 의도적으로 뺀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이 회장 측 변호인은 “100억 원 대출에 대해 이 회장이 개인이 책임지겠다는 의미로 연대보증을 한 것”이라며 “2014년에 37억 원 상당의 이자도 실제로 납입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실수로 공시를 한 번 빠뜨린 것에 불과하고, 문제가 없다”고 덧붙였다.

이에 검찰은 “직전 해 감사보고서에 작성한 내용을 다음 해 감사보고서에 누락했다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며 “3명의 담당 회계사를 거쳐 부영대부파이낸스도 검토 했는데 실수였다는 것은 납득 불가"라고 지적했다. 이어 “감사보고서는 재무제표를 토대로 외부에서 감사하는 것인데도 단순 실수로 포장하느냐”며 언성을 높였다.

더불어 검찰은 애초 이 회장이 100억 원을 갚을 계획이 없었다고 주장했다. 검찰은 “꼼수 회계처리를 한 것은 이 회장이 100억 원에 대한 이자를 지급할 생각이 없었기 때문이고, 실제로도 납부하지 않았다”며 “담당 회계사는 그 사실을 숨기기 위해 검찰의 회계수사관 조차 납득할 수 없게 애매모호하게 진술했다”고 짚었다.

한편 이날 재판에서 변호인 측은 이 회장이 자신의 조카가 운영하는 흥덕기업에 일감을 몰아준 혐의를 반박하는 새로운 증거를 제시했다. 변호인은 “경쟁 입찰을 수의계약으로 바꾸는 과정에서 상부에 보고되지 않은 보고서가 있다"며 "이 회장이 이 사실을 몰랐다는 주장에 부합하는 증거”라고 밝혔다.

재판부는 결심공판을 연기하고 다음 달 11일 해당 보고서의 결재자인 유모 상무에 대한 증인신문을 진행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9월께로 예정됐던 결심공판은 10월로 미뤄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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