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폼페이오 방북 전격 취소… 미중 무역갈등 해소가 우선

입력 2018-08-25 1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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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백악관에서 열린 회의 중 발언하고 있다. 워싱턴D.C./로이터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4일(현지시간) 다음 주로 예정됐던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의 북한 방문 계획을 전격 취소했다. 북한 비핵화 성과가 만족스럽지 않은 가운데 중국이 무역 갈등 탓에 예전만큼 미국을 돕지 않는다고 강한 불만을 표출했다. 이에 따라 북미 비핵화 대화가 앞으로 한동안 정체 국면을 맞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위터 계정에서 “우리는 한반도 비핵화 측면에서 충분한 진전을 이루고 있다고 느끼지 않기 때문에 폼페이오 장관에게 이번에는 북한에 가지 말라고 요청했다”며 그의 방북이 취소된 사실을 발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의 비핵화 진전 부족과 함께 중국의 소극적인 태도를 방북 취소의 배경으로 내세웠다. 그는 “게다가 중국과의 훨씬 더 강경한 교역 입장 때문에 그들(중국)이 예전만큼 비핵화 과정을 돕고 있다고 믿지 않는다”라고 말해 중국을 직접 겨냥했다. 이어 “폼페이오 장관은 아마 중국과의 무역 관계가 해결된 이후 가까운 장래에 북한에 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미국과 중국의 무역 갈등이 해소 또는 완화하거나, 적어도 중국이 북한 비핵화와 관련해 상당한 태도 변화를 보이지 않은 한, 가까운 시일 내에 폼페이오 장관의 방북이 이뤄지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 대해선 친밀감을 표시하며 2차 북미 정상회담 성사 가능성에 대한 기대를 드러냈다. 그는 “그동안 김 위원장에게 안부를 전하고 싶다. 그를 곧 만나길 고대하고 있다”라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방북 취소 트윗은 폼페이오 장관이 내주 방북 계획을 발표한 지 불과 하루 만에 전격적으로 나왔다. 이에 대해 로이터통신은 트럼프 대통령이 이날 오후 백악관에서 폼페이오 장관을 만나 북한에 가지 말 것을 요청했다고 백악관 관계자를 인용해 전했다.

폼페이오의 네 번째가 될 방북 발표는 협상 결과에 따라 3차 남북정상회담, 2차 북미 정상회담 등 후속 외교적 빅 이벤트가 물살을 탈 수 있다는 점에서 크게 주목됐다. 북측이 먼저 방북 요청을 한 것으로 알려져 비핵화 프로세스에 상당한 진척이 이뤄졌을 것이라는 관측이 많았지만, 결국 양측이 아직은 만족할만한 접점을 찾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이 북미 대화와 관련해 갑작스럽게 일정을 취소한 것은 이번이 두 번째다. 그는 6·12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을 열흘여 앞둔 5월 24일 김 위원장에게 보낸 서신에서 “최근 당신들의 발언들에 나타난 극도의 분오와 공개적인 적대감을 고려할 때 애석하게도 지금 시점에서 회담하는 건 부적절하다고 느낀다”며 정상회담 취소를 발표했다. 그러나 이후 북한의 태도 변화를 계기로 북미 실무대화가 재개됐고, 싱가포르 회담은 예정대로 개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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