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토 확장’ 정유업계, 투자 봇물 터졌다

입력 2018-08-23 09:13수정 2018-08-23 1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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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쓰오일 아로마틱 공장 전경. 사진제공 에쓰오일

정유업계가 사업 영역 확장에 적극 나서고 있다. 전기차, 수소차 등 친환경차의 보편화가 진행됨에 따라 기존 휘발유·경유 사업만으로는 안정적인 성장을 도모하기 힘들어졌기 때문이다.

이전에도 정유업계는 외부변수에 취약한 정유 사업을 보완하는 방향으로 비정유 사업에 힘을 실으며 꾸준히 발을 넓혀왔으나 최근에는 그 속도가 더욱 가속화되는 모습이다.

23일 한 정유사 관계자는 “충분해진 정유사들이 석유화학, 전기차 배터리 사업 등에 대규모 투자를 결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롯데케미칼과의 석유화학 신사업 이외에도 현대오일뱅크는 새로운 성장 동력을 마련하기 위해 추가적인 투자를 검토 중이다”고 덧붙였다.

에쓰오일은 4조7890억 원 규모의 창사 이래 최대 프로젝트 ‘RUC(잔사유 고도화)·ODC(올레핀 다운스트림) 콤플렉스’에 대한 투자가 마무리 되자마자. 또 다시 5조 원 규모의 대규모 투자에 나서기로 했다.

정유사가 이처럼 전기차 배터리·석유화학 사업을 확대하는 이유는 전기차 시대의 도래로 석유제품의 수요는 점차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는 반면, 석유화학이나 전기차 배터리 사업은 성장성이 확보됐기 때문이다.

실제로 석유화학 사업의 경우 수요성장률이 연간 4%에 달한다. 아울러 유가 등 대외 변수에 민감한 정유 사업과는 달리 석유화학 사업은 수요처만 확실히 확보된다면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이익을 기대할 수 있다.

올해 상반기에만 1조원이 넘는 설비 투자를 집행한 SK이노베이션은 최근 전기차 배터리 사업에 힘을 쏟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은 글로벌 최대 전기차 시장 중국을 적극 공략하겠다는 방침이다. 지난해 말 중국 배터리 사업 전담 현지법인을 설립한 SK이노베이션은 현재 중국 장쑤성 창저우에 중국 배터리 셀 공장을 짓기로 결정, 기초 공사에 들어갔다.

GS칼텍스와 에쓰오일, 현대오일뱅크는 석유화학 사업에서 미래를 봤다. GS칼텍스는 연간 에틸렌 70만 톤 폴리에틸렌 50만 톤 등을 생산할 수 있는 올레핀 생산시설(MFC) 건립을 본격화하고 있다. 이달 9일에는 여수시, 전남도와 2조6000억 원 규모의 MFC 투자협약을 맺었다. GS칼텍스는 올해 중 설계 작업을 시작, 내년 중 착공한다는 계획이다.

에쓰오일은 현재 연간 150만 톤 규모의 스팀 크래커와 올레핀다운스트림 시설을 짓기 위해 타당성 검토를 진행하고 있다. 스팀 크래커는 원유 정제 과정에서 생산되는 나프타와 부생가스를 원료로 투입, 에틸렌 및 기타 석유화학 원재료를 생산하는 설비다. 원료 조달과 원가 경쟁력에서 이점을 갖고 있다.

현대오일뱅크 역시 올해 롯데케미칼과 손잡고 2조7000억 원 규모의 초대형 석유화학 신사업을 추진하기로 했다. 변효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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