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준, 트럼프 압박에도 9월 금리인상 고수…무역전쟁에 강한 우려

입력 2018-08-23 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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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지표가 전망치 부합하면 추가적 조치 취하는 게 적절…무역 갈등 확대가 불확실성과 경기 하강 위험 주요 원인”

▲지난달 17일(현지시간)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미국 상원 은행위원회에 출석해 발언하고 있다. 22일 공개된 8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록에서 파월 의장은 트럼프 대통령의 압박에도 9월 금리인상을 시사했다. 워싱턴D.C./AP연합뉴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압박에도 다음 달 기준금리를 올리겠다는 계획을 고수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준은 무역전쟁이 심화하면 경제에 큰 위협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22일(현지시간) 연준은 지난달 31일~1일 열린 8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록을 공개했다. 회의록에 따르면 연준 위원들은 “향후 경제 지표가 전망치와 부합한다면 곧 추가적인 조치(금리인상)를 취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밝혔다.

사실상 9월 인상을 암시한 셈이다. 연준은 6월 FOMC에서 기준금리를 1.75~2%로 인상했으며 8월에는 금리를 동결했다. 다음 달 25~26일 열리는 FOMC에서 올해 3번째 금리인상을 할 것으로 보인다. 6월 회의에서 연준 위원들은 올해 네 차례 금리인상을 시사했다. CNBC에 따르면 시장은 9월과 12월 인상을 예상하고 있다.

연준 관계자들은 이전 성명에 언급해온 통화정책이 ‘완화적’이라는 표현을 삭제할 필요가 있다는 점도 논의했다. 대부분 위원은 “기준금리가 경기를 침체시키지도, 과열시키지도 않는 중립 수준에 가까워지고 있다”는 견해를 나타냈다. 연준이 금리를 인상하면서 금리 정책이 완화적이라고 설명하는 것은 어느 시점부터는 더 이상 적절하지 않다고 밝혔다.

연준은 금리인상 국면이 2년 넘게 이어지면서 금리인상 사이클의 중단 시기를 고려 중이라는 사실도 재차 언급했다. 6월 FOMC에서는 2019년부터 2020년에 걸쳐 금리 인상을 중단할 가능성을 시사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애널리스트들은 연준이 현재 속도로 내년 중반까지 금리를 인상할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금리가 과거 최고치에 미치지 못하면 향후 인하 범위가 제한된다는 점이 논의됐다고 FT는 전했다.

무역전쟁의 경제적 위협에 대해 연준은 이전보다 강한 어조로 경고했다. 무역 갈등의 확대가 불확실성과 경기 하강 위험의 주요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회의록에서 연준 관계자들은 “무역 갈등이 커지면 인플레이션을 가속하고 기업들이 투자를 중단하며 고용이 악화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들은 최근 관세 인상으로 일부 품목의 가격이 인상됐으며 향후 무역 정책에 대한 불확실성 때문에 투자 지출이 줄거나 지연됐다고 짚었다. 일부 위원은 “지역 기업들이 관세 때문에 투자 계획을 축소하지는 않았으나 무역 긴장이 조속히 해결되지 않으면 그렇게 할 수도 있다”고 언급했다. CNBC는 무역정책으로 인해 경제가 악화하면 향후 금리 정책 결정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전했다.

또 다른 위험으로는 주택시장의 약세와 유가 급등, 신흥국 경제의 심각한 침체 등이 꼽혔다.

트럼프 대통령이 8월 FOMC 이전부터 연준의 금리인상에 부정적인 태도를 나타냈으나 회의록에는 이와 관련한 논의가 담기지는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에도 인터뷰를 통해 연준의 금리인상 기조에 불편함을 드러냈다. 연준은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후 지금까지 다섯 차례 금리를 인상했으며 트럼프 대통령이 임명한 제롬 파월 의장 체제에서 두 차례 금리를 올렸다.

파월 의장은 지난달 한 라디오 인터뷰에서 자신은 연준의 독립성을 유지하는데 매우 힘쓰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우리는 상세한 분석에 기반을 둔 비정치적 방식으로 우리 업무를 투명하게 기록한다”라면서 “정치적 고려는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대통령이 연준 정책에 개입하는 일은 1990년대 초반 이후에 없었다고 꼬집었다. CNN머니도 중앙은행은 정치적 간섭으로부터 독립적으로 설계됐다고 전했다.

한편 파월 의장은 24일 와이오밍주에서 열리는 잭슨홀 미팅에서 연설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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