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국 차단 이후 성장한 젊은 세대, 해외 앱에 관심 없어
전 세계 10·20대에게 구글과 페이스북 없는 인터넷 세상은 상상하기 어렵다. 반면 중국 젊은이들은 인터넷 검색 엔진의 대명사 구글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대표주자 페이스북, 트위터 없이도 부족함을 느끼지 않고 인터넷을 즐긴다. 중국의 10대에게 구글이나 트위터는 오히려 생소한 존재다. 10년 전부터 당국이 구글과 페이스북, 트위터, 인스타그램 등 수천 개의 해외 웹사이트와 SNS를 차단한 탓에 이들 서비스를 이용해 본 경험이 없다.
중국 네티즌들은 구글 대신 바이두를, 페이스북 대신 위챗과 웨이보를, 유튜브 대신 동영상 플랫폼 틱톡 등을 사용한다. 베이징 인근에 거주하는 한 20대 여성은 “나는 바이두와 자랐으며 익숙하다”고 말했다. 중국 남부의 10대 남학생은 구글을 아느냐는 질문에 “바이두와 비슷한 것이냐”고 되물었다.
중국의 앱과 온라인 서비스에 익숙한 이용자들은 중국 정부가 차단하는 정보에도 무관심하다. 중국 베이징대학과 미국 스탠퍼드 대학의 경제학자 두 명은 18개월의 실험과 설문조사를 통해 중국 대학생은 당국이 차단한 정보에 관심이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 이들은 베이징대 재학생 약 1000명에게 당국의 검열을 우회하는 도구를 무료로 제공했으나 이를 사용해 외국 뉴스 사이트를 찾아본 학생은 거의 없었다. 중국 젊은이들은 해외 사이트가 중국의 사회주의 발전에 적절하지 않기 때문에 차단됐다고 생각한다. 필요한 정보와 서비스는 중국 앱에 다 있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다만 해외 생활을 통해 구글이나 페이스북 등을 이용한 일부 사람들은 해외에서 중국 앱이 쓸모없다는 사실을 깨닫기도 한다.
미국 인터넷 대기업들은 중국 시장의 문을 두드리고 있다. 구글은 검열이 가능한 검색 엔진을 개발 중이며 클라우드 사업도 논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페이스북은 저장성 항저우에 자회사를 세웠으나 설립 취소가 결정되면서 만리장성을 넘지 못했다. 이들은 앞선 좌절에도 중국 진출을 계속 도전할 것으로 보인다. 성장 한계에 부딪힌 이들 기업에 막대한 잠재적 사용자가 있는 중국 시장은 매력적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미 중국에는 미국을 비롯해 전 세계와 다른 인터넷 시스템이 자리 잡았다. 인터넷의 성장이 열린 사회를 만들 것이라는 서구 사회의 시각과 정반대다. 중국 인터넷 규제기관은 올해 상반기에 3000개가 넘는 웹사이트 접속을 차단했다고 밝혔다. 중국 정부는 베트남과 탄자니아, 에티오피아 등에 인터넷 검열 모델을 수출하고 있다. NYT는 미국의 앱과 사이트가 중국에 진출하더라도 다른 인터넷 시스템에서 성장한 젊은이들의 차가운 반응을 마주하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