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기업 절반은 내년 1월부터 도입되는 리스 기준서인 IFRS16을 제대로 준비하고 있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회계 컨설팅 법인 EY한영은 국내 주요기업 회계 담당자 103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IFRS16 도입 준비가 완료됐다’고 응답한 기업은 단 한 곳도 없었다고 30일 밝혔다. ‘준비 상황이 부족하다’고 밝힌 응답자가 48.5%로 절반에 달했다.
EY한영은 이달 10일 개최한 ‘2019 IFRS16 도입에 따른 대응 전략 세미나’를 통해 이같은 답변을 얻었다. IFRS16은 내년 1월부터 도입되는 새로운 리스 기준서다. 리스 이용자가 약정에 따라 생기는 권리와 의무를 재무상태 표에 자산과 부채로 올려야 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금융 리스와 운용 리스를 구분하지 않고 현행 금융 리스를 계상하는 것과 유사한 방식을 사용하게 된다. 이에 운용 리스 이용 비중이 높은 기업은 그동안 계상하지 않던 자산과 부채를 계상해야 해 부채비율이 높아진다. 또 모든 이용자가 리스에 관련된 자산과 부채를 인식해야 하므로 계약에 리스가 포함돼 있는지를 식별하는 것이 중요해졌다.
그러나 EY한영 설문조사에 따르면 현재 리스 자산을 운영하고 관리하기 위한 전산 시스템을 갖춘 기업은 15.5%에 불과했다. 대부분 기업이 리스 계약서를 문서 보관 캐비닛에 보관(34.0%)하거나, 담당자 개인 PC에 저장(27.2%)하는 등 시스템화하지 않은 보관 형태를 갖추고 있었다. 15%는 올해 이미 도입된 IFRS15조차도 충분한 준비가 안 돼 있다고 응답했다.
응답 기업의 70%는 연결 실체 내 리스 거래가 있다고 표시했다. 새 리스 기준서 도입이 별도 재무제표뿐만 아니라 연결재무제표에도 많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이는 지점이다.
특히 새 리스 기준서는 항공 운송업과 영업 매장, 전산기기, 지점, 통신장비 등을 임차해 이용하는 소매업, 유통업, 금융업, 통신업 등에 큰 영향을 줄 것으로 전망된다. 이들 업종의 일부 기업은 부채 비율이 100% 이상 증가할 가능성도 있다.
전상훈 EY한영 감사본부 마켓리더는 “과거 필요 자산을 리스하던 것을 직접 구매로 바꿔야 할 수도 있기 때문에 시스템과 프로세스 전반에 대한 재점검과 준비가 매우 시급한 상황”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