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근길 시민 만난 문대통령 “구조개혁 참 힘들어”

입력 2018-07-27 1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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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저임금 직종별 차별, 취지 안 맞지만…앞으로 논의하겠다”

▲문재인 대통령이 26일 오후 서울 광화문 인근 한 맥줏집에서 퇴근길 시민들과 만나 건배하고 있다. 이 날 행사는 대통령 후보 시절 약속한 '퇴근길 국민과의 대화 일환'으로 열렸다. 대화 자리에는 박용만 대한상의회장과 청년 구직자, 경력단절 여성구직자. 최저임금 적용 근로자(아파트 경비원) 중소기업 대표, 편의점 점주, 서점, 음식점, 도시락업체 대표, 인근 직장인이 참석했다.(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은 26일 사회 전반적인 개혁에 대해 “구조적 개혁은 참 힘들다”고 고충을 밝혔다. 특히 최저임금과 관련해 문 대통령은 “직종에 차별을 가하면 취지에 맞지 않기에 쉬운 문제는 아니다”라고 말해 취임 후 강하게 밀어붙인 제도개혁에 어려움이 있다는 점을 토로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후 서울 종로구청 인근 주점 ‘쌍쌍호프’에서 가진 ‘퇴근길 국민과의 대화’ 에서 이같이 말했다. 이 자리에는 박용만 대한상의 회장, 임종석 청와대 비서실장,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과 청년 구직자, 편의점ㆍ음식점ㆍ서점 업주, 아파트 근로자, 중소기업 사장 등 30여 명이 참석했다. 이날 깜짝 간담회 후 문 대통령은 즉석에서 호프집에 들어온 일반 시민과도 만남의 자리를 가졌다.

이 자리에서 문 대통령은 개혁과 관련해 “한 가지 개혁과제를 추진하고, 그게 안착되면 또 다른 개혁과제가 생기는 단계를 밟아 가면 좋은데, 계획이란 게 그렇게 되지 않고 동시다발로 일어나 다중이 되는 상황이다”고 밝히며 어려움을 토로했다.

정광천 중소기업 사장은 문 대통령에게 “최저임금 목표인 ‘1만 원 이후 어떻게 할 거냐’ 그런 중장기적 시야도 필요해 보인다”며 “업종과 지역마다 다르고, 4인 가족이 월 400만 원 가지고 서울에서 살기 힘들지만 지방은 아닐 수도 있다”고 건의했다. 또 정 사장은 “52시간 근로제의 단축 부분도 계절적 상황이 크다”며 “사실 대기업은 연중기획을 할 수 있지만 중소기업은 분량을 받아야지 그때 바삐 움직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문 대통령은 “최저임금 문제에서 물가가 서울과 지역이 다르고, 지역별·업종별로 다르게 받아들일 수 있으며 고용 규모도 다를 수 있다”며 “최저임금 제도에서 임금을 제대로 못 받는 분들을 위해 만들어진 게 최저임금인데, 직종에 차별을 가하면 취지에 맞지 않기에 쉬운 문제는 아니다. 따라서 앞으로 이런 논의를 많이 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문 대통령은 “노동자에게도 일자리 안정자금뿐 아니라 고용시장에서 밀려나는 저소득층에 대한 지원책이 연결되면 그나마 개혁을 감당하기 쉬울 텐데 정부가 주도해서 할 수 있는 과제는 속도감 있게 할 수 있지만, 국회 입법을 펼쳐야 하는 과제들은 시차 때문에 늦어진다”며 “국회에서도 논의가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자리에 참석한 한 음식점 업주는 “정부가 정책을 세울 때 생업과 사업을 구분해 주셨으면 한다”며 “최저임금 근로자만도 못한 실적이라, 될 수 있으면 종업원을 안 쓰고 가족끼리 하려고 해 사실상 일자리 창출도 안 된다”고 말했다.

한 청년 구직자는 “취업성공패키지 정책의 도움을 받는 데도 취업 준비에 큰 비용이 들어간다”고 어려움을 호소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문 대통령이 현재 경제 문제와 관련해 어려움을 겪고 있는 분들과 진지하게 이야기를 나눠 보고 싶다는 뜻을 전해 이번 행사를 마련했다”고 말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26일 오후 서울 광화문 인근 한 맥줏집에서 퇴근길 시민들과 만나 호프타임을 갖는 동안 시민들이 몰려 지켜보자 손을 들어 인사하고 있다.(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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