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대 폭염에 에어컨 대란… “AS도 설치도 2주 기다려야”

입력 2018-07-27 08: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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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 오선동에 위치한 삼성전자 광주사업장 에어컨 생산라인에서 직원들이 ‘삼성 무풍에어컨’을 생산하고 있는 모습. 사진제공=삼성전자
직장인 박모 씨(35세)는 열대야에 잠 못 이루다 결국 집 근처 모텔방에서 하루를 묵기로 했다. 에어컨이 고장 났는데 AS(애프터서비스) 요청 건수가 너무 밀린 탓에 일주일 이상을 기다려야 했기 때문이다. 박 씨는 “AS를 포기하고 에어컨을 차라리 사는 게 낫겠다 싶어 알아봤는데, 설치까지 2주 이상이 걸린다고 한다”며 “더는 폭염을 버틸 수 없어 근처 모텔에서 당분간 살기로 했다”고 말했다.

역대 최대 폭염이 장기화하면서 에어컨 AS를 요청하거나 새로 구매하려는 소비자들이 크게 늘고 있다. 문제는 AS 기사나 제품 설치 직원 수가 이를 따라잡기에는 역부족이라는 데 있다. 에어컨 고장으로 수리 요청을 한 소비자가 많아 1~2주는 기본으로 대기해야 하는 지경이다. 삼성전자 무풍에어컨과 LG전자 휘센의 경우 구매를 완료해도 설치까지는 최소 2주~한 달 가까이 걸린다. 폭염과 싸우는 소비자들의 불평이 커지고 있지만, 마땅한 대안도 없는 상황이다.

27일 관련 업계에 다르면 LG전자 서비스센터는 AS를 요청한 소비자들에게 전날 처리 지연에 대한 사과 문자메시지를 보냈다. LG 서비스센터 측은 “1994년 이후 최대 폭염으로 서비스 건수가 증가해 신속하게 서비스를 못 해드린 점 대단히 죄송하다”며 “고객님과 약속한 날짜에 정확하게 방문하겠다”고 했다. 같은 날 오후에도 “사전 많은 준비를 했으니 지속되는 폭염과 열대야로 서비스 처리가 지연되고 있다. 약속 일자 이전에 방문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또 한차례 메시지를 보냈다.

AS 대신 아예 에어컨을 교체하려고 해도 시간이 걸리기는 마찬가지다. 하이마트와 전자랜드, 이마트 일렉트로마트 등을 직접 방문 문의한 결과 삼성 LG 주요 제품의 경우 구매해도 설치까지는 최소 2주 이상 걸린다. 품귀현상을 빚는 인기 제품은 한 달까지 기다려야 하는 경우도 있다. 대유위니아 등 인지도에서 다소 밀리는 에어컨 브랜드 역시 7월 중순에는 2~3일만 대기하면 설치할 수 있었만, 지금은 일주일 가까이 대기해야 한다.

한편, 가격비교 사이트 다나와에 따르면 7월 3주(7/16~7/22) 판매된 에어컨 판매량은 전 주 대비 280% 증가했다. 통상 에어컨의 판매는 본격적인 더위가 시작되기 이전인 5월부터 7월 초순에 집중되며, 7월 중순 이후부터는 감소세를 보인다. 올해처럼 7월 3주 차에 판매량이 급증하는 것은 이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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