잇단 금융사고에 금융감독 패러다임 전환…금융사 지배구조 개선·내부통제 등 제시
25일 윤 원장은 정무위 임시회 업무보고에서 “금융회사의 단기성과 중심 경영과 폐쇄적 지배구조, 부실한 내부통제로 금융사고와 불건전 영업행위가 끊이지 않고 있다”며 “금융감독의 패러다임을 전환해야 한다”고 밝혔다.
전임 진웅섭 원장과 최흥식 원장이 금감원의 주요 정책으로 금융회사의 미래 성장동력에 대한 고민을 담았던 것과 대조적이다. 지난 정권에서 금융당국은 초대형 종합금융투자사업자(IB) 제도를 개편하고 크라우드펀딩, P2P대출 등 핀테크 산업 육성과 중소기업 특화 증권사 지정 등을 적극적으로 추진했다.
실제 금감원장과 업계와의 간담회는 물론이고 연 2~3차례 있는 국회 업무보고에서도 금융회사의 ‘대형화’, ‘성장’, ‘미래’, ‘경쟁력’ 등의 단어가 수차례 언급됐다. 금융시장의 변화에 따라 금감원의 감독·검사도 선진화하겠다며 회사들의 자율성을 위해 상시 감시 기능을 강화했다. 위규 사항 적발을 위한 현장검사를 줄이고 종합검사도 폐지했다.
그러나 이날 윤 원장이 보고한 금감원 업무현황 자료에서는 이러한 내용이 모두 사라졌다. 대신 △금융회사의 지배구조 개선 △내부통제 강화 △금융그룹 통합감독 제도 도입 △보험사 감독 강화 등의 내용이 골자로 제시됐다.
특히 문재인 정권이 금융정책에서 가장 중시하는 소비자보호 부문에서 구체적인 핵심과제가 5가지 제시됐다. 기존 금감원장들의 업무보고에서도 소비자보호에 대한 강조 사항이 있었지만 금융소비자보호처 설치와 민원분쟁 처리, 금융교육 내실화 등에 그쳤다.
반면 이날 업무보고에서 윤 원장은 △금리·수수료 결정체계 개선 △소비자 피해 사후 구제 △퇴직연금 기능 강화 방안 등에 대해 구체적 방향을 제시했다. 검사와 관련해서는 지난해 전면 폐지된 종합검사를 부활시키기로 했다.
한편 20대 국회 후반기 들어 처음 열리는 이번 정무위에서는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의혹에 대한 금융위와 금감원의 입장차, 인터넷 전문은행에 대한 은산분리 규제 완화 등에 대해 집중적인 질의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특히 노동이사제와 키코 전면 재조사 등 주요 사안마다 최종구 금융위원장과 윤 원장이 입장차를 보이고 있는 것과 관련해 야당의 집중 공세가 이어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