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산분리·삼성 지배구조 쟁점
24일 금융권 및 국회에 따르면 최근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정무위 여·야 보좌진을 대상으로 업무설명회를 열었다. 상임위 개편을 통해 정무위원 24명 중 절반에 가까운 11명이 교체됐기 때문이다.
위원장은 민병두 의원이 맡았다. 그는 의사봉을 넘겨받으면서 ‘입법 속도전’을 펼치겠다고 약속했다. 그의 의지에 가장 관심을 받는 법안은 최종구 금융위원장의 하반기 중점 추진 과제인 은산분리 완화다. 현재 국회에는 인터넷은행의 은산 분리 규제 완화 내용을 담은 은행법 개정안 2건과 인터넷전문은행 설립 및 운영에 관한 특례법 3건 등 5건이 계류돼 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은산분리 완화를 강력히 반대했던 일부 여당 의원이 떠나면서 법안 통과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삼성그룹 지배구조 개편을 겨냥한 보험업법 개정 여부도 주요 과제다. 이 법안은 보험사가 가진 자산을 취득원가가 아닌 시가로 평가해야 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 법이 통과되면 삼성생명은 26조 원, 삼성화재는 3조 원 규모의 삼성전자 주식을 팔아야 한다. 삼성그룹 지배구조 전체가 흔들릴 수 있다.
지난달 효력이 만료된 기업구조조정촉진법(기촉법) 재입법 역시 논의 대상이다. 올해 초 최 금융위원장은 이 법이 워크아웃 제도의 근거가 되는 만큼 효력을 연장해달라고 요청했으나, ‘식물국회’ 무관심에 논의도 해보지 못하고 일몰 시한이 지나 지난달 자동폐기됐다.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자영업자들의 부담을 덜어주기 위한 카드 가맹점 수수료 인하도 주목된다. 소액이라도 점주가 카드 결제를 거부하지 못하도록 하는 의무수납제 폐기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금융위는 올해 말 관련 내용을 담은 개편 방안을 내놓을 계획이다.
이번 업무보고에서는 각종 금융 현안에 대한 질의도 예정돼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에 대한 금융당국의 입장을 중심으로, 키코(KIKO) 사태 재조사, 은행권의 대출금리 조작과 채용 비리, 보험사 즉시연금 일괄구제 등이 도마에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금융권 관계자는 “그동안 정무위원장은 야당 위원이 올라 정부의 강성 정책에 바람막이 역할을 해줬다”며 “그런데 이번엔 민 위원장뿐만 아니라 개혁 성향이 짙은 의원들이 대거 합류해 금융권에 많은 변화가 예상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