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2 무역전쟁·美 금리 인상 등 악재 주식시장 급랭
수익률로 따져본다면 마이너스(-)를 기록한 셈이다. 2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6월 말 기준 코스피지수는 2326.13포인트로 지난해 말(2467.49포인트) 대비 5.7% 하락했다. 이는 유럽 재정위기가 발생한 2013년 상반기(-6.7%) 이후 상반기 기준으로는 5년 만에 최악이다.
이처럼 국내 상반기 증시가 부진할 수 밖에 없었던 배경은 △지난해 주가 급등에 따른 조정 △미국과 중국 간 무역분쟁 등 올 들어 돌발 악재들이 불거진 영향이 크다는 분석이다. 특히 무역분쟁에 따른 결과는 반도체에 의존했던 한국 증시 취약성까지 드러나게 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수출뿐 아니라 고용 불안 등으로 내수 경기도 얼어붙은 상태”라고 우려했다.
이와 함께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도 악재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지난달 미국 연방준비제도(Fed)는 기준금리를 1.75~2.0%로 종전보다 0.25%포인트 인상했다. 이에 금리 역전이 발생한 데 이어 금리 격차는 더욱 벌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이 때문에 외국인 자금 유출 가능성이 한층 더 커지고 있다. 올해 상반기 외국인은 코스피시장에서 3조7620억 원어치를 순매도했고, 지난 한 달 동안에만 1조5868억 원어치를 팔아치웠다.
이 같은 상황을 감안하면 하반기 증시 전망도 밝지 않다. 지금까지 언급된 대형 악재들이 ‘현재진행형’으로 진행되고 있어 코스피 상승 여력을 여전히 찾지 못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우선 미국 연준은 이미 단행된 2차례의 금리 인상을 포함해 올해 4차례의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을 시사하고 있다. 이 경우 미국 기준금리는 2.25~2.50%로 높아져 자본유출 우려를 더욱 키울 것으로 예상된다. 또 미중 무역분쟁도 당장 해결될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 11월 미국 중간선거를 앞두고 무난하게 협상이 진행될 것이라는 낙관론도 있지만 안심할 수 없는 단계다.
이 같은 상황에서 증권사들도 일제히 코스피 예상 밴드 상단을 하향 조정했다. 연초만 해도 2900~3000 수준이었던 코스피 밴드 상단이 2600~2800 수준으로 내려갔다. 삼성증권은 2400~3100이었던 코스피 예상치를 2300~2800으로 낮췄으며, 한국투자증권도 코스피 전망치 상단을 2800으로, 메리츠종금증권은 2800, 유안타증권은 2690으로 각각 하향조정했다
물론 하반기 전망에 대해 낙관적으로 보는 목소리도 있다. 여름을 지나면 미국의 인플레이션 압력이 둔화하고 있는 상황에서, 미국의 정책도 인프라 투자 등으로 다변화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기 때문이다. 게다가 달러 강세까지 진정되면 신흥국에 대한 투자심리도 개선될 가능성이 높다. 기업 실적 호조를 통한 펀더멘털 강화도 증시 상승세를 기대하게 하는 요소다.
신동석 삼성증권 리서치센터장은 “하반기 한국 기업의 실적이 완만한 성장세를 기록할 것으로 보이며, 올해 주당순이익(EPS)이 전년 대비 11.3% 증가할 것으로 예상한다”라고 내다봤다. 신영증권에 따르면 올 하반기 코스피지수 최고 전망치는 2800포인트다.
구용욱 미래에셋대우 리서치센터장은 “3분기 후반 이후 유로존의 경기 턴어라운드와 이에 따른 영향으로 달러 약세가 예상된다”면서 “하반기 미국의 통화 긴축이 예상보다 더디게 진행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었다”면서 증시 상승 반전의 근거로 꼽았다.
하반기를 이끌 유망업종으로는 IT분야가 꼽혔다. 윤희도 한국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특히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삼성전자를 주목하며 “3분기에는 디램 출하량 증가와 안정적인 가격으로 반도체 부문의 실적이 개선될 전망”이라며 “고점 대비 15% 이상 하락해 투자 밸류에이션도 매력적”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