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익실현·수출업체 달러매도+소수의견+주가상승에 상승폭 되돌림..당분간 변동성 클 듯
원·달러 환율이 장중 한때 1130원을 돌파하며 9개월만에 최고치를 경신했다. 미중간 무역분쟁이 확산일로로 치달으면서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안전자산 선호심리가 확산했기 때문이다.
다만 장중 상승폭을 되돌리는 흐름이었다. 1120원대 중후반에서는 기존 롱(달러매수) 포지션의 차익실현과 함께 수출업체 네고(달러매도) 물량이 쏟아졌다. 주식시장에서 코스피가 반등에 성공한 것도 영향을 미쳤다. 상승하던 위안화가 안정을 찾은데다 한국은행 7월 금융통화위원회에서 인상 소수의견이 나온 것도 원·달러 상승폭 반납의 원인이 됐다.
외환시장 참여자들은 미중간 무역분쟁이 악화일로를 보임에 따라 글로벌 증시 약세, 달러화 강세가 이어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원·달러가 영향을 받지 않을 수 없다는 진단이다. 다만 1130원은 과다하는 지적도 나온다. 외환당국이 개입에 나설 가능성도 있다고 봤다. 당분간 미중간 무역분쟁 전개상황에 주목하면서 1110원대 중반에서 1130원대 중반 사이에서 등락할 것으로 예측했다.
1127.1원에 출발한 원·달러는 장중 1130.2원까지 치솟기도 했다. 역시 작년 10월27일 장중 기록한 1131.9원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었다. 장중 저점은 1125.3원으로 장중 변동폭은 4.9원에 그쳤다.
역외환율은 상승했다. 차액결제선물환(NDF)시장에서 원·달러 1개월물은 1127.4/1127.9원에 최종 호가돼 전장 현물환 종가보다 8.3원 올랐다.
은행권의 한 외환딜러는 “오정준 1130원선까지 갔던 원·달러는 금통위 이후 분위기가 바뀌었다. 인상 소수의견이 나오면서 상승에 대한 반작용이 나온 듯 싶다. 또 1120원대 후반에서는 수출업체들이 적극적으로 매도에 나섰다. 기존 롱포지션의 차익실현도 나오며 수급상 공급우위를 보였다. 미국 증시 부진에 미중간 무역분쟁이 악화일로 임에도 불구하고 코스피지수가 소폭 상승한 것도 영향을 미쳤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상승폭 자체가 줄면서 끝났다는데 의미가 있다. 미중 무역분쟁과 글로벌 증시 약세, 달러화 강세가 진행되면서 원·달러가 영향을 받지 않을 수 없지만 지금의 상승세는 과한 듯 하다. 당국도 매도개입에 나설 수 있는 시점이라 경계심도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며 “원·달러가 탄력적으로 오르긴 힘들지 않을까 싶다”고 진단했다.
전승지 삼성선물 연구원은 “미중 무역분쟁 우려가 계속되면서 위안화 환율이 올랐다. 한때 1130원을 넘었던 원·달러는 위안화 상승세 둔화와 위험회피 분위기 둔화도 되돌림했다”며 “당분간 불확실성이 계속된다는 점에서 변동성을 키울 듯 싶다. 1120원대 중후반에 저항선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상향 돌파하는 것으로 봐서는 위쪽도 열려 잇는 것으로 보인다. 당분간 1110원대 중반에서 1130원대 중반에서 등락할 듯 하다”고 예측했다.
3시50분 현재 달러·엔은 0.95엔(0.85%) 오른 112.22엔을, 유로·달러는 0.0040달러(0.34%) 떨어진 1.1680달러를 기록 중이다. 달러·위안(CNH)은 6.6982위안과 6.7113위안 사이에서 거래되고 있다.
앞서 중국 인민은행은 위안화를 전일대비 0.0492위안(0.74%) 올린 6.6726위안에 고시했다. 이는 지난해 8월18일 6.6744위안 이후 11개월만에 최고치다. 또 상승폭 기준으로는 2016년 6월27일 0.0599위안 상승 이후 2년1개월만 최대폭이다.
주식시장에서 코스피는 4.44포인트(0.19%) 오른 2285.06에 거래를 마쳤다. 코스닥도 14.51포인트(1.80%) 급등한 819.29를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