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이자, 트럼프 압박에 굴복…의약품 가격 인상 연기

입력 2018-07-11 0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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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이자 “1일 이전 가격으로 되돌려 놓겠다”…트럼프 “다른 회사들도 동참해주길 바라”

▲미국 뉴욕의 화이자 본사 앞 깃발. 10일(현지시간) 이안 리드 화이자 최고경영자(CEO)는 약값 인상을 연기하겠다고 발표했다. 뉴욕/AP연합뉴스
과도한 가격 인상으로 눈총을 받았던 미국 유명 제약업체 화이자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압박에 결국 굴복했다. 10일(현지시간) CNBC에 따르면 화이자는 당초 계획했던 약값 인상을 연기하기로 결정했다.

이안 리드 화이자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성명을 내고 “화이자는 환자들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우려와 그들에게 필요한 의약품을 저렴하게 제공하겠다는 약속에 공감한다”고 밝혔다. 이어 “우리는 미국에서 제조 공장을 확장하기 위해 50억 달러(약 5조6010억 원)를 투자했다”며 “트럼프 대통령이 우리 산업의 가치와 능력을 알고 있다는 것은 고무적이다”라고 전했다.

화이자 측도 성명서에서 “리드 CEO는 1일부터 시행된 의약품 가격 인상을 연기한다고 발표했다”며 “기술적으로 가능한 한 빨리 1일 이전 수준으로 가격을 되돌려 놓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가격은 트럼프 대통령의 청사진이 실현되는 시기까지 유지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도 이날 트위터에 “화이자 CEO, 알렉스 에이자 미국 보건복지부 장관과 함께 우리의 의약품 가격 청사진에 대해 논의했다”며 “화이자는 약값 인상을 미루겠다고 말했다”는 글을 올렸다. 이어 “미국인 환자들은 이제 돈을 더 낼 필요 없다”며 “화이자의 결정에 박수를 보낸다”고 환영의 뜻을 밝혔다. 그러면서도 “다른 회사들도 동참해주길 바란다”는 말을 덧붙여 의약품 인하 압박을 잊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대선 후보 때부터 미국 의약품 인하를 공약했지만, 제약업계는 오히려 가격 인상을 단행해왔다. 화이자는 1월에 이어 1일 또다시 약값 인상을 단행했고 비아그라를 비롯한 약값을 대거 올리면서 인상률이 평균 9%를 넘었다. 아셀라파머슈티컬은 20개 품목의 의약품값을 올리는 등 다른 제약회사들도 따라나섰다.

전날 트럼프 대통령은 “화이자와 다른 의약품 회사들은 아무 이유 없이 가격을 인상하는 일을 부끄러워해야 한다”며 “그들은 자신을 스스로 지킬 수 없는 사람들을 이용해 이득을 얻고 있다”고 비난했다. 이어 “그들은 유럽과 다른 국가에서 싼값으로 약을 판다”며 “우리는 반드시 응답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화이자 이외에 다른 의약품 회사들은 아직 약값 인상과 관련한 새 반응을 내놓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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