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수출 증가율 ‘마이너스’ 주력품목도 둔화, 우려 커져
월별 감소율은 4월 -1.5%, 6월 -0.089%로 두 번뿐이지만 반도체와 석유를 제외한 주력 품목 등이 힘을 쓰지 못하고 있어 하반기 수출 증가율이 둔화할 것으로 관측된다.
산업통상자원부는 6월 수출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0.089% 감소한 512억3000만 달러로 잠정 집계됐다고 1일 밝혔다. 지난달 지방선거에 따른 조업일수 1.5일 감소와 지난해 6월 대규모 선박 수출(74억 달러) 기저효과에도 보합세를 보였다고 산업부는 평가했다.
하지만 올해 상반기 월별 수출 증가율은 둔화세를 보이고, 주력 품목도 반도체와 석유를 제외하면 큰 힘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에서 하반기 수출이 감소할까 우려되고 있다.
1월 22.2%의 증가율을 보인 우리 수출은 △2월 4% △3월 6.1% △4월 -1.5% △5월 13.5% △6월 -0.089%를 보이며 수출 증감 그래프의 방향이 아래로 향하고 있다.
특히 13개 주력품목 중 상반기 6개 품목만 증가하고 절반이 넘는 7개 품목은 감소했다. 또 6월에 석유제품(72.1%), 컴퓨터(48.5%), 반도체(39.0%), 석유화학(17.6%) 등만 두 자릿수 증가율을 보이고 나머지 9개 품목은 보합·감소로 전체 수출 증가율에 큰 보탬을 주지 못했다. 사실상 반도체와 유가 상승에 따른 석유 관련 제품 두 축으로 우리 수출이 근근이 버티고 있는 셈이다.
하반기 역시 13개 주력 품목 중 △석유화학, 석유제품, 차 부품, 컴퓨터 등 4개 품목은 호조 △반도체, 일반 기계, 자동차 등 3개 품목은 양호 △그밖의 6개 품목은 보합, 부진할 것으로 산업부는 보고 있다.
게다가 이어지는 고용 한파로 인해 내수·투자 부진도 계속되면서 한국 경기가 장기 침체 국면에 돌입하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지난달 19일 한국은행, 기획재정부, 한국개발연구원(KDI), 현대경제연구원 등은 경기 정점 논의를 위한 중간회의를 열었다.
현재 한국 경제는 2013년 3월 저점에서 시작한 ‘제11 순환기’에 속해 있다. 이번 회의는 이 ‘제11 순환기의 정점’에 대해 논의하기 위한 자리였다. 정부 관계자는 “2013년 3월 저점을 정한 뒤 시간이 많이 지났다”며 “정부의 확정된 안이 나올 때까지 기다리는 것이 길어질 수 있어서 중간회의를 열었다”고 말했다.현대경제연구원은 앞서 발표한 보고서에서 2분기 현재 국내 경제 상황은 경기 후퇴국면에서 경기침체 국면으로 진입하는 과정에 있다고 밝힌 바 있다.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GDP(국내총생산) 기준으로 보면 지난해 3분기 이후 경기가 계속 꺾여 내려가고 있다”며 “동행지수도 지난해 5월 이후, 선행지수는 지난해 7월 이후 내려가는 추세”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