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민정책 갈등으로 메르켈 퇴진 갈림길 놓여…EU 결속도 흔들리게 돼
EU는 28일(현지시간) 이틀간의 정상회의를 개최한다. 이번 정상회의는 난민·이민정책을 놓고 회원국들이 합의점을 찾을지에 가장 큰 초점이 맞춰지고 있다.
아울러 메르켈 총리는 자국 내에서도 난민 정책 갈등으로 퇴진 갈림길에 서 있다. 이번 회의에서 해결책이 나오지 못하면 메르켈 정권이 붕괴하는 것은 물론 EU도 분열 위기에 직면할 것이라고 이날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 산하 주간지 닛케이비즈니스가 분석했다.
메르켈 총리가 이끄는 기독민주당(CDU)과 기독사회당(CSU), 사회민주당(SPD)은 대연정을 구성하고 있지만 붕괴 위기에 처했다. 난민정책과 관련해 강경한 입장을 고수하는 CSU가 최근 반기를 들었기 때문.
CSU는 EU 내 다른 회원국에서 난민으로 등록된 외국인이 독일로 입국하려 할 경우 추방하자는 태도를 고집하고 있다. 이는 독일 주변국과 협의해 난민 정책을 결정하자는 메르켈 총리의 주장과 정면으로 대치되는 것이다. CSU 대표이자 내무장관인 호르스트 제호퍼는 메르켈 총리에게 이번 정상회담에서 난민 정책 해법을 제시하라는 최후통첩을 한 상태다. 그는 전날 “메르켈 총리를 권좌에서 물러나게 하려거나 대연정을 붕괴시키려는 것은 아니다”라며 “그러나 EU 정상회의에서 합의를 도출하지 못하면 사퇴를 고려할 수 있다”고 시사했다.
CSU가 연정을 이탈하면 메르켈 정권은 소수 정부로 전락하게 돼 결국 조기 총선으로 이어질 수 있다. 이는 메르켈 총리가 사임할 수밖에 없는 상황을 연출하게 된다.
이미 독일은 지난해 9월 총선에서 올해 3월 메르켈 총리 4기 취임에 이르기까지 약 6개월간 정권 공백 상태에 빠졌는데 새로운 혼란이 일어나게 되는 것이다.
문제는 메르켈 총리가 이번 EU 정상회담에서 가시적인 성과를 내기 어렵다는 점이다. 그는 “난민 문제를 놓고 포괄적인 해결책을 제시할 수 없다”고 토로했다.
EU 정상들은 국경 경비 강화와 불법 이민자 본국 송환 가속 등에는 의견이 일치할 가능성이 크지만 현재 가장 큰 대립을 보이는 난민 수용 분담 타개책을 찾기가 힘든 상황이다.
이탈리아 등 난민들이 유럽으로 유입되는 관문 국가들은 다른 EU 회원국이 자국에 도착한 난민을 받아들이라고 요구하고 있다. 헝가리와 폴란드 등 동유럽 국가들은 이런 난민할당제에 완강하게 저항하고 있고 독일도 강한 내부 반발에 직면해 있다.
닛케이비즈니스는 이번 정상회의에서 해결책이 도출되지 않아 메르켈 정권이 붕괴하면 EU도 막대한 타격을 받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메르켈이 정치 무대를 떠나면 EU는 가장 경험이 풍부한 지도자를 잃게 되는 것은 물론 ‘포퓰리즘의 방파제’ 역할을 했던 독일이 기능 부전에 빠지게 된다는 것이다.
게다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유럽의 철강과 알루미늄은 물론 자동차에도 관세를 부과하려 하고 있어 무역 전쟁이 본격화할 조짐이 갈수록 짙어지고 있다. 이에 이번 주부터 다음 주까지 EU가 최대 고비를 맞을 전망이다. 메르켈이 이틀간의 정상회의에서 해결책을 찾고 CSU와의 정면충돌을 피할지에 EU의 앞날이 달렸다고 닛케이비즈니스는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