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정표 KDI 원장 “성장률 오케이, 물가 안정적…고용은 노코멘트”

입력 2018-05-14 1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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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는 성장률 숫자보다 삶의 질 개선, 도배하는 수준 넘어 경제구조 바꿔야”

“남북 경제협력에 KDI 역할 커져…상호 보완적인 경제관계 구축방안 연구”

▲최정표 한국개발연구원장(KDI)

최정표 한국개발연구원(KDI) 원장이 최근 고용을 제외한 경제 지표 흐름이 양호하다고 평가했다. 그는 우리 사회가 이제는 성장률 숫자에 얽매이지 말고 경제와 산업의 체질을 개선해야 삶의 질이 향상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최 원장은 14일 정부세종청사 기획재정부 인근 식당에서 취임 후 첫 오찬간담회를 열고 최근 경제 상황에 대해 “지표는 나쁘지 않다”고 입을 열었다.

그는 “국제수지 좋지, 수출 좋지, 환율 안정적이지, 주가도 좋지 않냐”면서 “성장률 오케이, 물가 안정적, 다만 고용은 노코멘트다. 고용에 대한 평가는 시간이 필요한 일”이라고 언급했다.

이어 “과거 고도성장의 향수에서 벗어나야 한다”며 “3% 성장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거의 없다. 미국, 일본, 독일 등 선진국은 1~2% 성장에 불과하다”고 설명했다.

또 “성장을 과도하게 하다보면 양극화가 심화되고 물가에 압력을 미칠 수 있다”면서 “삶의 질, 인간답게 사는 것을 정책 목표로 삼아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경제 체질을 바꿔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최저임금 인상과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근로시간 단축은 우리가 삶의 질을 개선하기 위해 가야할 길이며 부작용은 일시적이라고 봤다.

최 원장은 “삶의 질 향상을 위해 3가지는 필수사항”이라며 “과거 노무현 시절 ‘주 5일제 시행하면 나라 망한다’는 여론이 있었지만 도입 안 했으면 어떻게 할 뻔했나. 일부에서 말하는 (3가지는 필수사항의) 부작용도 실질적으로 입증은 안 된 것이 많다”고 역설했다.

산업구조 개편 방향으로는 제조업 비중을 줄이고 서비스, 레저, 문화 산업을 더 육성해야 한다고 봤다. 현재 수출을 반도체가 주도하고 있지만 언재까지 이끌 수 있을까 걱정해야 한다는 것이다. 앞서 수출을 이끌었던 철강, 자동차, 선박이 그랬듯이 반도체도 한계가 있기 마련이란 설명이다.

최 원장은 “그래서 서비스, 여가 등을 통한 내수를 키워야 한다. 내수는 지방의 역할이 중요하다”며 “강원도 등을 알프스처럼 종합적으로 키워서 내수를 확대해야 한다. 앞으로의 산업구조 개편의 핵심은 내수다. 그래야 일자리도 많이 늘어날 것”이라고 예측했다.

그는 산업구조 개편을 통한 경제체질 개선을 주택 개조에 비유해 “50년 살던 집을 고쳐야 하는데 어떻게 고치느냐를 두고 2가지지 관점이 있다. 하나는 도배만 적당히 하는 것이고 두 번째는 구조를 바꾸는 것이다. 선택의 순간”이라고 말했다.

최 원장은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이후 강력하게 단행한 것처럼 내부 구조를 바꾸는 것이 체질 개선”이라면서 “체질 개선이 정부가 추진하는 개혁의 핵심”이라고 단언했다.

또 “정부가 추구하는 각종 혁신 및 산업체 개편의 궁극적인 목표는 삶의 질을 제고하는 것”이라면서 “다만 일자리는 종합적인 정책의 결과로 나타나기 때문에 어려운 숙제”라고 토로했다.

이어 “삶의 질 향상과 경제 체질 개선을 신념으로 삼고 실천하고 있다”며 “결국 국책연구원은 나라 경제의 정책 프레임을 구성하는 데 공헌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최 원장은 앞으로 남북 경제협력이 확대될수록 KDI의 역할도 커질 것으로 기대했다.

그는 “KDI의 북한경제연구부가 연구도 했고 자료도 가장 많다”며 “우리 외에는 없지 않나. 그래서 (남북) 경제 교류에 대해서는 KDI가 상당한 역할을 해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 “송영길 의원이 관련 로드맵을 만든다고 하는데 본인이 직접 만들 수 없고, 누군가가 만들어줘야 하는데 그것을 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춘 곳이 어디냐는 것”이라며 “북한 경제 관련 연구 요구가 있을 것이라고 판단하지만 현재까지는 없다. (국제)제재가 풀리기 전에는 움직일 수 없는 부분이 있다”고 부연했다.

최 원장은 “다만 북한경제연구부가 10년 동안 일을 못했다. 박사급이 3~4명밖에 없는데 10년 동안 연구를 제대로 못해 무척 위축된 상태”라면서 “북한 경제 전문가는 많지 않다. 우리가 모집을 해도 KDI 수준에 맞출 수 있는 분이 적다는 것이 고민”이라고 털어놨다.

또 “남북경제 연구와 관련해서 교류 협력을 확대하는 방안 연구에 집중하겠다”며 “교류 협력 확대를 통해 상호 보완적인 경제 관계를 구축할 수 있는 과제 연구에 책임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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