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가 꿈꾸는 중국시장 지배, 배터리 공급업체 CATL이 최대 걸림돌

입력 2018-05-09 16:46수정 2018-05-10 10:26

  • 작게보기

  • 기본크기

  • 크게보기

CATL, 저가 생산으로 중국 내 전기차 배터리 시장 장악…중국에서 배터리 생산 꿈꾸는 테슬라 울상

▲테슬라의 엘론 머스크 최고경영자(CEO)가 2월 6일(현지시간) 기자회견 중 시무룩한 표정을 짓고 있다. 플로리다/로이터연합뉴스

중국 전기차 배터리 생산 업체 1위인 컨템포러리암페렉스테크놀로지(CATL)가 무섭게 성장하고 있어 미국 전기차 기업인 테슬라의 중국 시장 장악 계획이 ‘찻잔 속 태풍’에 그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CATL은 중국 내 전기차 배터리 시장에서 지배율 29%를 차지하고 있다. 중국뿐 아니라 닛산, 다임러, 폴크스바겐 등 외국계 전기차 업체에도 배터리를 납품하며 CATL은 빠르게 성장 중이라고 8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은 보도했다. 생산 규모로만 봐도 알 수 있다. 2015년 2.6기가와트시(GWh)에 그쳤던 배터리 생산 능력은 2016년 7.6GWh로 성장했고, 작년에는 17.1GWh로 뛰었다.

CATL의 성장에는 중국 정부의 지원도 한몫한다. 지난달 중국 당국은 CATL의 기업공개(IPO) 심사를 이례적으로 빠르게 승인했다. CATL은 올해 상반기 20억 달러(약 2조1650억 원) 규모의 상장을 목표로 삼고 있다. 상장을 통해 조달한 자금으로 CATL은 생산 능력을 현재의 두 배가량으로 늘려 36GWh를 생산할 것이라 밝혔다. 이는 미국 네바다주에 있는 테슬라의 리튬 이온 배터리 공장 ‘기가팩토리’의 생산 능력을 뛰어넘는다.

테슬라는 중국 시장 확대를 위해 현지에 새 기가팩토리를 설립할 계획이다. 지난달 중국 정부가 외국 자동차 업체에 대한 규제 완화를 공표했을 때 테슬라가 가장 수혜를 볼 업체로 지목된 것도 이 때문이다. 중국 정부는 외국 자동차 회사가 중국 업체와 50대 50으로 합작회사를 세워야 한다는 규제를 풀었고, 현지 생산과 판매에 100% 지분을 갖고 싶었던 테슬라는 고민을 덜 수 있었다. 이후 이달 초 실적 설명회에서 테슬라의 엘론 머스크 최고경영자(CEO)는 “기가팩토리를 중국 내 건설하는 계획을 연내에 발표할 것”이라고 말했다. 머스크는 “중국 정부와 공장 설립을 위한 좋은 논의를 하고 있다”며 “공장의 소유권을 완전히 인정한다고 한 중국 당국에 감사를 표한다”고 설명했다.

블룸버그통신의 안자니 트레비디 칼럼니스트는 테슬라의 청사진이 말 그대로 청사진에 그칠 것으로 전망했다. 중국 시장을 꽉 쥐고 있는 CATL이 그만큼 무서운 기세로 시장을 장악하고 있어서다.

CATL의 성공 비결은 비용 관리 능력에 있다. CATL은 자사가 제조하는 배터리 부품 대부분을 국내에서 저렴한 가격에 공급받는다. CATL의 전기자동차용 배터리 생산 단가는 2016년 와트시(Wh) 당 2.06위안에서 작년에 1.41위안으로 떨어졌다. 파나소닉, 삼성SDI 등 기술력으로 승부를 보는 배터리 제조업체들이 생산 비용을 낮추려 노력하는 이유다.

물론 생산능력을 확대하면서 CATL은 수익성 악화에 직면할 수 있다. 상각전영업이익(EBITDA) 마진율은 최근 떨어져 28%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공장의 설비 가동률도 낮아지고 있다. 리튬 이온 배터리 생산 기술이 혁신적으로 발전하면 이 또한 저렴한 가격을 무기로 삼는 CATL에겐 치명타다.

그러나 중국 당국의 정책은 향후 수년간 CATL의 성장을 뒷받침할 것으로 보인다. 중국 정부는 친환경차 확대 정책을 공격적으로 시행하고 있다. 친환경차 보조금 지원이라는 당근과 규제 강화라는 채찍을 동시에 휘두르는 방식이다. 트레비디는 “글로벌 자동차 제조업체들이 친환경차 시장이 포화한 미국 시장에서 눈길을 돌려 중국에서 기회를 잡으려 하는 것도 호재로 작용한다”고 진단했다.

  • 좋아요0
  • 화나요0
  • 슬퍼요0
  • 추가취재 원해요0
주요뉴스
댓글
0 / 300
e스튜디오
많이 본 뉴스
뉴스발전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