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정상회담을 보는 시각 기대반 우려반..장기적으로는 하락 재료에 무게
원·달러 환율이 장막판 소폭 오름세로 마감했다. 5거래일째 올라 3개월만에 가장 긴 상승행진을 이어갔다.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달러가 강세를 보인 반면 장중 네고(달러매도) 물량과 주가급등 재료가 부딪친 때문이다.
외환시장 참여자들의 말을 종합하면 남북정상회담을 보는 시각은 기대반 우려반이다. 종전 등 빅딜이 나올 것이라는 기대가 큰 반면, 되레 북미정상회담이나 최근 3%대로 올라선 미국채 금리에 주목하는 장이 될 것이라는 우려도 확산했다. 다만 국제 신용평가사들이 한국 국가신용등급 상향조정 가능성을 검토할 수 있다는 기대감이 나오는 등 장기적으로는 원·달러 환율 하락재료로 봤다. 내일은 1070원대 중반에서 1080원대 초반 사이 등락을 예상했다.
1082.0원에 출발한 원·달러는 개장가가 장중 최고가였다. 이 또한 전월 26일 1082.7원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장중저가는 1077.8원으로 장중변동폭은 4.2원이었다.
역외환율은 상승세를 이어갔다. 차액결제선물환(NDF)시장에서 원·달러 1개월물은 1081.5/1081.9원에 최종 호가돼 전장 현물환 종가보다 2.0원 올랐다.
주식시장에서 코스피는 26.83포인트(1.10%) 급등한 2475.64를, 코스닥은 9.46포인트(1.09%) 급상승한 879.39를 기록했다. 외국인은 코스피시장에서 1718억6700만원어치를 매수한 반면, 코스닥시장에서 384억4400만원어치를 매도했다.
은행권의 한 외환딜러는 “방향성이 없는 하루였다. 남북정상회담을 하루 앞두고 기대감이 확산하며 증시는 1% 넘게 급등했지만 환율은 반대로 호재로 작용할 것 같지 않고 오히려 리스크 요인이 될 수 있다고 보는 쪽에 포커스가 맞춰진 듯 하다. 종가기준으로 거의 움직임이 없었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장 방향성은 전적으로 내일 남북정상회담 결과에 달렸다. 빅딜이 나올지가 관심의 대상이다. 종전이나 비핵화, 이번 회담을 통한 북미정상회담 기대 등이 예상된다. 당장 내일은 아니겠지만 주요 국제 신평사가 신용등급 상향조정을 검토할 가능성도 있어 장기적으로 원·달러 환율 하락재료가 되겠다”고 전망했다.
전승지 삼성선물 연구원은 “달러 강세 영향을 받으며 소폭 상승했다. 장중 네고물량과 주가 상승에 하락하던 원·달러는 오후들어 레벨을 높였다. 오후 위안화가 오른 영향도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또 “남북정상회담이라는 큰 이벤트를 앞두고 있지만 북미정상회담과 미 금리 상승에 따른 금융시장에 더 주목할 것으로 보인다. 달러강세가 원·달러 환율에 지지력을 제공하고 있다. 하지만 금융시장 변동성이 2월처럼 커지지 않을 듯 싶어 역시 상승도 제한할 것으로 보인다. 내일은 1070원대 중반에서 1080원대 초반의 등락을 예상한다”고 예측했다.
오후 4시2분 현재 달러·엔은 0.01엔(0.01%) 하락한 109.27엔을, 유로·달러는 0.0008달러(0.07%) 오른 1.2179달러를 기록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