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기 순이익, 광고 호조·우버 지분에 전년비 71% 급증…비용 증가·G2 무역전쟁·사생활 보호 문제 등은 불안 요소
알파벳은 23일(현지시간) 나스닥거래소 장 마감 후 지난 1분기 실적을 발표했다. 매출과 순이익 모두 시장 예상을 웃돌았지만 알파벳 클래스A주 주가는 정규거래에서 0.3% 하락하고 나서 시간외 거래에서 초반 급등했다고 다시 약세로 돌아섰다.
투자자들이 어닝서프라이즈에도 미지근한 모습을 보인 것에 대해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비용 증가, 주요 2개국(G2, 미국·중국)의 무역전쟁, 사생활 보호 등을 둘러싼 각국의 규제 강화 등 불안 요소가 영향을 미쳤다고 풀이했다.
알파벳의 지난 1분기 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73% 급증한 94억 달러(약 10조1238억 원)를 기록했다. 일회성 항목을 제외한 주당순이익(EPS)은 9.93달러로, 애널리스트 예상치인 9.28달러를 웃돌았다. 같은 기간 매출도 전년보다 26% 증가한 311억4600만 달러로, 전문가 전망인 302억9000만 달러를 뛰어넘었다.
주력인 광고 사업이 호조를 유지했다. 스마트폰이나 동영상 사이트인 유튜브 등을 중심으로 한 광고 부문 매출은 전년보다 24% 증가했다. 기업 클라우드 서비스와 자체 브랜드 스마트폰인 ‘픽셀’ 등 비광고 부문 매출은 36% 늘었다. 자율주행차량 등 ‘기타 베팅’ 부문 매출도 14% 증가했다.
아울러 회계기준 변경으로 보유하고 있는 세계 최대 차량공유업체 우버 주식 지분평가액이 반영돼 순익 급증에 기여했다. 알파벳은 우버 등의 지분평가액이 순익에 약 30억 달러 기여했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구글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이 고조돼 시장의 우려를 자아내고 있다. 스마트폰 사용자들이 검색 엔진 등 구글 서비스를 더 많이 이용하도록 애플 등 파트너에게 지불하는 비용이 늘어나고 있다. 지난 분기 트래픽 관련 비용은 전년 대비 35% 증가한 63억 달러를 기록했다. 이 비용은 다섯 개 분기 연속 매출에서 20% 비중을 차지했다고 WSJ는 지적했다.
G2의 무역전쟁 초점이 기술로 옮겨간 것도 구글에 부담을 주고 있다. 구글의 안드로이드는 세계 모바일 운영체제(OS) 시장에서 80%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이를 뒷받침하는 것이 왕성하게 저가 스마트폰을 생산하는 중국 업체들이다.
미국 정부는 최근 중국 통신장비·스마트폰 제조업체 ZTE에 대해 북한과 이란에 대한 제재를 준수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자국 기업과의 거래를 7년간 금지하는 초강경 조치를 취했다.
ZTE는 미국 4위 스마트폰 판매업체로, 구글 모바일 서비스를 더 많은 잠재고객에게 제공하는 역할을 해왔는데 도널드 트럼프 정부의 조치에 ZTE는 물론 구글의 사업도 악영향을 받게 됐다고 WSJ는 분석했다.
아울러 중국 스마트폰 업체들은 구글이 최근 야심차게 내놓은 새 OS ‘안드로이드 고’를 전개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해왔다. 안드로이드 고는 저가 스마트폰에서도 앱들이 원활하게 돌아갈 수 있도록 용량을 대폭 줄인 가벼운 OS다.
또 사생활 보호 등을 놓고 미국과 유럽 정치권이 IT 기업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는 추세여서 구글 사업에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다. 미국 규제기관은 인터넷 정보보호 관련 규정을 더욱 엄격하게 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 유럽에서는 오는 5월 25일 새로운 개인정보보호법(General Data Protection Regulation)이 발효된다. 새 법은 구글 매출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WSJ는 경종을 울렸다.
이 법을 심각하게 위반한 기업은 전 세계 연매출의 최대 4%를 벌금으로 내야 하는 상황에 직면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