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킨푸드가 지난해 109억 원 순손실을 보는 등 4년째 적자의 늪에서 벗어나지 못하면서 기업의 존속능력조차 의심받는 처지가 됐다.
1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스킨푸드는 지난해 연결기준 98억 원의 영업손실을 내며 4년 연속 적자를 기록했다. 2015년 128억 원에 이은 역대 두 번째로 큰 적자 규모다.
같은 기간 매출은 1269억 원으로 전년 대비 24.9%(420억 원) 감소했다. 순손실의 경우 이자비용을 비롯해 외환차손, 외화환산손실 등 15억 원의 영업외비용이 영업손실에 추가돼 109억 원을 기록했다.
스킨푸드는 한때 매출로 1850억 원(2012년), 영업이익은 233억 원(2009년)을 기록하는 등 화장품 로드숍 1세대로서 ‘잘나가던’ 시절이 있었다. 2004년 처음 등장한 스킨푸드는 과일이나 채소 등 식물성 성분을 활용한 화장품을 잇달아 출시하며 소비자 사이에서 호평을 받았다. 특히 ‘먹지 마세요. 피부에 양보하세요’라는 카피로 얻은 명성을 바탕으로 한때 국내 422개, 국외 11개국에 200여 개가 넘는 매장을 보유한 대형 브랜드로 성장했다.
하지만 최대주주인 조윤호 사장의 ‘노 세일’ 전략이 역풍을 맞으면서 스킨푸드의 실적 내리막이 시작됐다. 스킨푸드는 다른 브랜드와 달리 할인행사를 하지 않는 정책을 고수하며 업계 관행과 정면승부를 벌였다. 하지만 2014년 온라인 쇼핑몰에서 특정 상품에 대해 할인 혜택을 제공했다. 그러자 이 같은 행태를 유사 할인이라고 판단한 충성 고객들은 떠나갔다.
여기에 의욕적으로 진출한 해외 시장에서의 부진, 경쟁사의 성장 영향 등도 스킨푸드의 실적 부진을 키웠다. 2008년 설립한 스킨푸드상하이법인과 2011년 만든 미국 스킨푸드 USA는 적자가 누적되면서 자본잠식 상태에 빠져 현재 지분법 적용이 중단된 상태다.
스킨푸드는 매월 전 회원을 대상으로 최대 30% 할인하는 ‘멤버십 데이’, 50% 할인하는 ‘빅세일’ 등을 시도하며 돌파구를 찾고 있지만 이미 돌아선 소비자들의 마음을 돌리기에는 역부족인 것으로 보인다. 2016년 52억 원의 영업손실에도 영업활동 현금흐름은 -3억여 원으로 선방했으나 작년에는 -40억여 원에 달했다. 작년 매출원가율은 역시 35.7%로 전년과 유사했으나 대손충당금을 비롯한 판관비 관리에 실패하며 적자 폭이 확대됐다.
지난해 대규모 순손실은 스킨푸드의 재무 안정성에도 영향을 미쳤다. 부채 총계는 전년과 유사한 반면 이익잉여금의 대폭 감소로 자본총계가 줄어 작년 부채비율은 전년 257.2%에서 781.2%로 껑충 뛰었다.
게다가 1년 이내 상환해야 하는 채무인 유동부채는 337억 원에 달하는 반면 유동자산은 290억 원에 불과해 스킨푸드 감사인은 스킨푸드의 성장능력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작년 스킨푸드를 감사한 안세회계법인은 “스킨푸드의 상황은 계속기업으로서의 존속능력에 유의적 의문을 제기할 만한 중요한 불확실성이 존재함을 나타내 주의를 기울여야 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