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계변혁③]수주기업 ‘고무줄 회계’ 사라진다...조선3사 공동 대응

입력 2018-04-12 1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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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사 진행 따른 자의적 반영 문제 새 수익기준서 ‘진행→완성’ 변경

앞으로 조선·건설사 등 수주기업의 고무줄 회계가 사라진다. 올해 1분기부터 수주산업의 일부 공사계약 수익 반영이 ‘진행 기준’에서 ‘완성 기준’으로 변경되기 때문이다. 그동안 수주기업들은 공사 진행률에 따라 자의적으로 실적을 반영해 고무줄 회계라는 지적을 받아왔다.

12일 회계업계에 따르면 2016년 12월 회계기준원은 기업별로 회계 처리가 다른 문제점을 개선하기 위해 K-IFRS 1115호를 개정·공표했다. 새 수익기준서(K-IFRS 1115호)는 올 1분기부터 적용된다. 이에 따라 기업들은 일부 공사계약의 수익 반영을 완성 기준으로 해야 한다. 예를 들어 지금까지는 공사가 20% 진행됐다면 총 수주금액 중 해당 비율만큼을 매출액에 반영했다. 하지만 새 수익 기준서가 적용되면 일부 공사계약은 준공 시점에서 수익 100%를 실적에 적용해야 한다.

대표적 수주산업인 조선사는 새 수익 기준서 적용을 위해 긴밀히 협의하고 있다. 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 대우조선해양 등 조선 3사는 지난해 9월부터 회계 실무자 중심의 협의를 해왔다. 대우조선의 경우 삼정회계법인에 새 수익 기준서 적용 관련 컨설팅을 받고 있다.

조선 3사가 새 수익 기준서 공동 협의를 진행하는 것은 실적에 미치는 영향이 적지 않을 것으로 관측되기 때문이다. 2017년 말 기준 조선 3사의 공사계약 잔액 규모는 현대중공업이 18조9046억 원, 삼성중공업 10조8424억 원, 대우조선 13조3840억 원 등 모두 43조1310억 원에 달한다. 진행 기준에서 완공 기준으로 변경되는 수주계약이 많아질수록 공사계약 잔액 규모는 커지고 매출액(실적)은 하락할 수 있다.

양정아 회계기준원 수석연구원은 “새 수익 기준서가 적용되면 3년에 나눠 수익을 인식하던 계약 중 일부는 공사가 완료되는 해에 전체를 인식해야 한다”며 “변동성은 커질 수 있지만 금액 총량은 같다”고 말했다.

건설사도 일부 자체 분양공사의 수익 반영을 진행 기준에서 완성 기준으로 변경해야 한다. 제약·바이오 회사는 회계 기준을 어기고 연구개발비를 무형자산에 반영했는지 여부가 현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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