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삼ㆍ옻 등 토종 천연물, 5년 내 세계점유율 2배로 확대”

입력 2018-04-11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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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기정통부, '한반도 천연물 혁신성장 전략' 발표…글로벌 수준 제품 10개 개발 목표

▲'한반도 천연물 혁신성장 전략' 체계도

정부가 인삼, 옻 등 한반도에서 자생하는 토종 천연물의 고부가가치화를 추진한다. 2022년까지 세계적 수준의 천연물 제품을 10개 개발해 글로벌 천연물 시장에서 국산 점유율을 2배 확대하겠다는 것이 목표다. 이를 위해 정부출연연구기관과 기업이 손잡고 한반도 천연물의 과학화ㆍ표준화를 위한 혁신 플랫폼을 개발하기로 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11일 서울대학교에 위치한 천연물의약품 개발업체 바이로메드 연구소에서 이진규 제1차관 주재로 천연물 관련 전문가 간담회를 열고 이같은 내용의 '한반도 천연물 혁신성장 전략’을 발표했다.

이번 전략은 작년 9월 발표된 ‘바이오경제 혁신전략 2025’의 실현 방안 중 하나로, 과학기술을 통해 한국이 가지고 있는 천연물의 가치를 재발견하기 위해 마련됐다. 최근 유해화학물질에 대한 불안감이 확산되며 안전하고 인체친화적인 천연물 제품에 대한 수요가 늘고있다. 천연물의약품, 건강기능식품 등 전세계 천연물 관련 시장은 해마다 7% 이상씩 성장하고 있을 정도다.

인삼 한 뿌리 나지 않은 스위스에서는 파마톤사가 인삼의 유효성분인 ‘사포닌’을 분리ㆍ정제하는 기술을 통해 인삼 유래 건강기능식품 ‘진사나’를 개발, 연간 3억 달러(약 3200억 원)에 달하는 매출을 올리고 있다. 중국전통의학연구원의 투유유 교수는 전통 약재인 ‘개똥쑥’에서 말라리아 특효약 아르테미시닌을 추출해 말라리아 퇴치에 크게 기여한 공로로 2015년 노벨 생리의학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우리나라는 전통적으로 한의학, 민간요법 등에서 천연물을 적극 활용해 왔음에도 천연물에 대한 글로벌 수준의 과학적 원리를 규명하거나 원료 성분을 표준화하려는 작업이 미비하다는 지적이 있었다.

그러나 최근엔 상황이 달라졌다. 한류열풍 등에 힘입어 천연화장품의 글로벌 진출이 확대되고 올해 1월 동아에스티가 산약 및 부채마(마과의 풀)를 원료로 개발 중인 당뇨병성 신경병증 치료제를 미국 뉴로보 파마슈티컬스에 1900억 원 규모로 기술수출에 성공하는 등 국산 천연물의 글로벌 성공 가능성이 입증되고 있다.

정부는 출연연 등에 축적된 인프라와 기술을 활용한다면 천연물 제품의 과학화ㆍ표준화를 통해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고 보고 글로벌 수준의 천연물 제품 10개를 개발해 지난해 기준 2.2%(15조 원) 수준의 세계 시장 점유율을 5년 내인 2022년까지 4%(39조 원)로 끌어올리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이를 위해 우선 ‘(가칭)천연물 빅데이터 센터’를 만들어 유용 천연물의 성분, 구조, 산지 등의 정보를 포함하는 통합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하고, 북한 지역의 천연물을 활용하기 위한 남북 공동연구 방안을 마련해 한반도에 있는 4000여 종의 전통 천연물을 확보하기로 했다. 북한에는 그간 과학적 연구가 진행되지 않아 잠재적 가치가 높은 1000여 종 이상의 전통 천연물이 존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또 연구단계별로 천연물의 과학적 원리를 밝혀내기 위해 성분 분리ㆍ분석 단계에서는 천연물 성분의 구성 및 함량을 초고속으로 분석하는 탐색(스크리닝) 시스템을, 효능 기전ㆍ예측 단계에서는 논문·특허 등의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천연물의 인체 내 작용 원리를 예측하는 인공지능 플랫폼을 개발하기로 했다. 안전성 검증·평가 단계에서는 천연물의 안전성을 과학적으로 입증하기 위한 동물 모델 등 요소 기술을 확보할 계획이다.

천연물 관련 기업-연구소-대학이 상호 협력할 수 있도록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ㆍ한국생명공학연구원ㆍ한국식품연구원ㆍ한국한의학연구원·세계김치연구소 등 분야별 출연이 참여하는 ‘출연연 합동 지원단’과 산학연 전문가들이 참여하는 ‘(가칭)천연물 혁신성장 추진단’을 구성하겠다는 방안도 제시했다.

유망 천연물 신소재가 제품 개발로 연계될 수 있도록 기업과 출연연이 공동연구하는 프로그램인 ‘혁신성장 선도 프로젝트’를 추진하는 한편 자동화 재배 로봇, 온실 내 환경ㆍ생육 정밀제어 기술 등 사업화·표준화에 필수적인 기반기술 개발도 지원한다.

이진규 과기정통부 1차관은 “한반도 전통 천연물을 고부가가치 제품으로 개발해 프리미엄 창출해 나갈 것” 이라며 “특히 남북관계 등 여건이 조성될 경우 한반도 천연물 확보를 위한 남북 공동연구를 단계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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